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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관저에서 보고서 읽는 시간 제일 많아
국정 책임…개인시간 가질 여유 없다”

등록 2014-01-06 20:22수정 2014-01-07 08:13

[박대통령 새해회견] 80분 회견 이모저모
“새롬이·희망이” 기르는 개 언급
일부 외신, 질문 기회놓고 불만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뒤 첫 기자회견에서 단연 ‘경제’에 무게를 실었다. 박 대통령은 회견 전 과정에서 ‘경제’라는 단어를 51차례나 언급했고, 신년 구상의 하나로 제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모두발언 전체 원고의 3분의 2에 달했다. 그러나 대선 주요 공약이었던 ‘경제 민주화’는 단 한 차례도 거론하지 않았다.

경제에 이어 많이 동원된 단어는 통일(22번), 규제(15번), 투자(14) 순이었고, 지난해 내내 여론의 따가운 지적을 받았던 ‘소통’도 13번이나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조선일보>가 보도한 통일의 경제적 효과를 꺼내들며 “한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답변이 미리 준비된 것임을 생각하면, 평소 잘 쓰지 않는 ‘대박’이란 단어를 쓴 것은 사전에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 뒤 인터넷 등에선 ‘대박’을 인용한 보도가 쏟아졌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과 특검 도입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국력 소모”, “재판중”이라는 기존 발언을 되풀이하며 500여자의 짧은 말로 답변을 갈음했다. 반면 ‘업무 후 관저에서 무엇을 하느냐’는 개인생활과 관련한 질문에는 청와대에서 기르는 진돗개 이름까지 불러가며 의욕을 보였다. “(관저에서는) 보고서 보는 시간이 제일 많다”고 운을 뗀 박 대통령은 “장관·수석과 수시로 통화하고 결정한다. 국정의 최종 책임을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개인시간을 가질 여유가 없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개인적 일과 국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자나깨나 그 생각을 하고 거기서 즐거움과 보람을 찾는다”며 “어떤 분들은 너무 숨 막히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분들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도 되지만, 적어도 저는 그런 식으로 지금 국정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 대변인 두 자리가 모두 공석인 이례적인 상황에서 열린 기자회견의 사회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맡았다.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이 전후 설명 없이 ‘새롬이’, ‘희망이’ 얘기를 꺼내자, “관저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진돗개 이름”이라고 부연설명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외신기자들 사이에서는 청와대가 자신들을 ‘들러리’로 세웠다는 불만도 나왔다. 이날 회견에서는 청와대가 외신기자 클럽 소속 기자들과는 ‘별도로 초청’한 것으로 알려진 <로이터> 통신과 중국 관영 <시시티브이>(CCTV) 기자에게만 질문권이 주어졌다. 이를 알지 못한 일본 언론 등 일부 외신기자들은 회견 도중 계속 손을 들어 질문 기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현재의 한-중-일 관계가 기자회견에도 반영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기자회견 뒤 청와대 기자실을 찾아 출입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소통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의식한 대언론 행보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여기서도 진돗개를 언급하며 “강아지들과 같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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