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모인 시민들이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박대통령 새해회견] 국정 현안 언급과 비타협 스타일
6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80여분이란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진행됐음에도 결국은 박근혜식 ‘비타협 강경론’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회견이 열리기 전엔 취임 뒤 첫 기자회견인 만큼 좀더 유연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내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박 대통령은 ‘마이웨이 선언’으로 일관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제기돼온 ‘불통 논란’을 의식해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불통 이미지를 해소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친근감을 주려는 이미지 전달은 있었지만, 문제는 내용이다. 내용 면에서 소통에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다수 여론이 원하는 개각이나 국회의장이 앞장서 제기한 개헌, 야권의 대선개입 특검 제안 및 노동계의 주장 등에 대해 박 대통령이 ‘한마디’로 일축해버렸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역지사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러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 게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지만, 정작 기자회견에서는 일반의 상식과 동떨어진 특유의 ‘소통론’을 폈다. 그는 “소통을 위한 전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이 적용되는 것”, “이것저것 다 받아들이는 사회가 소통이 잘되는 일이라고 한다면 사회는 점점 왜곡될 것”,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을 적당히 수용하거나 타협하는 것이 소통이냐”는 등의 견해를 밝혔다. 갈등이 왜 불거졌는지, 당사자들이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는 살피지 않은 채 ‘국익에 반하거나 떼를 쓰는 것’이라고 배척해버린 셈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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