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현지 방송 인터뷰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최종 보고서에 대해 중국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핵안보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3일(이하 현지시각) 네덜란드 헤이그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네덜란드 국영방송인 <엔오에스(NOS)>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의 인권 관련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에 대해 실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북한 인권 부분에 있어 더 임팩트가 강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 정부가 지난 18일 “인권 문제를 핑계로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청와대는 “중국 쪽이 예민해 할 수 있지만, 최근 국제사회의 이슈로 떠오른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원칙적인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게 박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또 인터뷰에서 국제사회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파일럿 프로젝트’를 해볼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파일럿 프로젝트’란 특정 문제 해결을 시범 케이스로 삼아, 다른 유사한 사태를 관리하는 모델로 만들어보자는 구상이다. 박 대통령은 “핵문제가 심각한 한반도에서 비핵화 문제를 일종의 세계적 ‘파일럿 프로젝트’(시범사업)와 같이 만들어, 전세계가 여기서부터 핵무기 없는 세상이 시작된다는 마음으로 힘을 모으면 이뤄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세계가 어느 한 곳 빈틈없이 공조해,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면 분명히 경제발전을 돕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공조한다면 (북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런데 공조가 안 되고 한 군데, 두 군데로 자꾸 흘러나간다면 그 공조는 힘이 빠진다. 그래서 제가 공조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한이 핵물질을 이전할 수도 있고 또 그 이전된 핵물질이 테러에 사용될 수도 있다”면서 “(북한) 영변에 너무나 많은 핵 시설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한 건물에서만 화재가 발생해도 체르노빌보다 더 큰 핵 재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위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헤이그/석진환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