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쪽 관계자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의 징표로,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백악관에 게양됐던 성조기를 전달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사고일에 게양한 성조기를 전달하는 것은 애도의 뜻을 표현하는 미국의 전통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상회담 앞서 추모 묵념 제안
미 대통령 첫 경복궁 방문
문화체험·춤·노래 행사는 취소
만찬메뉴 미 쇠고기 스테이크
미 대통령 첫 경복궁 방문
문화체험·춤·노래 행사는 취소
만찬메뉴 미 쇠고기 스테이크
한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첫날인 25일 진도 앞바다 여객선 침몰사고로 슬픔에 빠진 한국을 애도하는 데 각별한 공을 들였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동맹국으로서, 친구로서 큰 희생자와 사망자가 생긴 것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먼저 묵념을 제안했다. 두 정상과 양국 참모진은 30초 동안 고개를 숙이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직접 위로의 뜻을 전해주시고, 구조함 파견 등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셔서 국민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된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위로의 마음을 담은 징표’로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 참사 당시 백악관에 게양됐던 성조기를 건넸으며, 안산 단원고등학교에는 백악관의 목련 묘목을 전달했다. 이 목련은 1800년대 중반 앤드루 잭슨 대통령(7대)이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를 기려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심은 것으로 ‘잭슨 목련’으로 불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목련은 아름다움을 뜻하고, 봄마다 새로 피는 부활을 의미한다”며 “그 모든 학생들과 의미가 같다. (이 목련을 통해)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분들에게 미국이 느끼는 깊은 연민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30분가량 둘러봤지만, 애초 검토됐던 문화 체험 등의 일정은 모두 생략됐다. 애초 문화재청이 준비한 악기·춤·노래도 취소됐다.
청와대 행사도 비교적 간략하게 진행됐다. 환영 행사는 10분간 짧게 진행됐고, 외빈이 올 때 여는 전통 의장대 사열이나 취타대 연주, 어린이 환영단 행사 등 부대 행사도 생략됐다. 정상회담 이후 열린 만찬도 음악 없이 업무 위주로 진행됐다. 이날 만찬 메뉴는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안심 스테이크와 구절판, 신선로 등이었다.
앞서 검은색 양복에 남색 줄무늬 넥타이 차림의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낮 평택 미 공군 비행장에 도착한 뒤 곧바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향했다. 마중 나온 이들을 향해 손을 번쩍 들어 인사했지만, 평소처럼 환하게 웃지 않고 엄숙한 표정이었다. 전쟁기념관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장병들의 이름이 적힌 추모비 앞에서 묵념하고 헌화했다. 그는 미국의 각 주에 있는 명비 중에서도, 자신의 고향인 하와이 출신 전사자를 기리는 추모비를 선택해 추모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정상회담 뒤 대한제국 국새 등 문화재 9점을 돌려주는 행사에 참석해 “한국전 당시 한국의 인장과 옥새를 미국 해병대 병사가 가지고 돌아갔는데, 그 병사가 문화재의 역사적 중요성을 몰랐던 것 같다. 나중에 미망인이 중요성을 깨닫고 돌려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이는 미국이 한국과 한국 국민을 존경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서보미 김외현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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