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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잇단 ‘총리 낙마’…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등록 2014-06-24 20:20수정 2014-06-24 22:12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총리후보를 자진사퇴하겠다고 밝힌 뒤 브리핑실을 나가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총리후보를 자진사퇴하겠다고 밝힌 뒤 브리핑실을 나가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문창극 후보자 자진사퇴에
“청문회 소명기회 없어 유감”
박대통령, 검증 언론탓 화살
김기춘 실장 경질론 귀막아
식민사관과 극단적인 보수 성향 등으로 여론의 반대에 부딪혔던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자진 사퇴했다. 현 정부 출범 1년4개월째에 이제 두번째 총리를 뽑는데, 김용준, 안대희 후보자에 이어 벌써 세번째 후보자가 낙마했다. 이들 모두 청문회에 서보지도 못하고 사전 검증 과정에서 ‘중도하차’하는 불명예스런 기록을 남겼다.

문 후보자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가 총리 후보로 지명받은 뒤 나라는 더욱 극심한 대립과 분열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이런 상황은 대통령께서 앞으로 국정 운영을 하시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며 “지금 시점에서 사퇴하는 게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결정한 인사 실패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사전 검증을 진행한 ‘언론과 정치권’으로 화살을 돌렸다. 박 대통령은 문 후보자의 사퇴 직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는 이유는 그것을 통해 검증을 해 국민의 판단을 받기 위해서인데 인사청문회까지 가지 못해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부디 청문회에서 잘못 알려진 사안들에 대해서는 소명의 기회를 줘 개인과 가족이 불명예와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 자신의 잘못된 인선으로 여론이 악화됐고, 이 때문에 국회에 임명동의요청안을 보내는 것을 보류했고, 그 결과 청문회 전에 문 후보자가 자진사퇴하게 된 것인데 ‘청문회를 통한 소명 기회가 없어 안타깝다’고 한 것이다. 문 후보자에 대한 언론의 검증이 잘못됐다는, 여권의 자진사퇴 요구도 이에 따른 것이라는, 결국 인사가 잘못된 게 아니라는 무책임한 인식을 내비친 말이기도 하다.

연이은 ‘총리 낙마’…책임지는 사람 없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번 문 후보자 사태를 통해 무책임뿐 아니라 정국 운영에 대한 무기력과 무능력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정홍원 총리가 세월호 참사 대처 미흡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게 4월27일로, 벌써 두달 전이다. 이후 지명될 새 총리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까지 고려하면 ‘시한부 총리’ 체제가 최소 석달째 이어지게 된 것이다. 국정원장 공백은 35일째고, 신임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국방부를 떠나 있는 어정쩡한 상황도 24일째 계속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 대통령이 예고한 공직사회 개혁과 이른바 ‘국가개조’란 구호도 잇따른 인사 실패로 초반부터 동력을 잃어가는 형국이다. 잇따른 인사 실패 탓이다.

박 대통령이 향후 이런 ‘고장난’ 인사 시스템을 바꿀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 경질이 일종의 ‘바로미터’인데, 청와대 내부에서도 박 대통령이 외부 여론을 얼마나 수렴할지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여당 내부 기류도 엇갈린다. 새누리당 당권 주자인 김무성 의원은 이날 “두번째 총리(후보)가 낙마한 데 대해 그 (인사를) 담당한 분은 일말의 책임이 있다”며 김기춘 실장을 겨냥했지만, 또다른 당권 주자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은 “비서실장이 검증하는 분은 아니다”라고 책임론 차단에 나섰다.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문 후보자 사퇴 뒤 논평을 내어 “인사 추천과 검증의 실무책임자인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게 국민의 뜻”이라며 “(박 대통령도) 국민께 용서를 구하는 게 옳다”고 촉구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문창극 사태, 진짜 문제는 ‘박 대통령’이다 [성한용의 진단 #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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