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통일준비’를 주제로 열린 통일부·외교부·국방부·국가보훈처 등 4개 부처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 청와대 사진기자단
리얼미터 조사도 집권뒤 최저 39.4%
새해 기자회견 등 여파로 9~10%p↓
핵심층 60살 이상 지지율 6.2%p 급락
50대 이상 지지율은 겨우 절반 넘겨
TK 중진의원 “지역 민심 정말 안 좋아”
“왜 특정 측근을 끼고 도나” 비판도
새해 기자회견 등 여파로 9~10%p↓
핵심층 60살 이상 지지율 6.2%p 급락
50대 이상 지지율은 겨우 절반 넘겨
TK 중진의원 “지역 민심 정말 안 좋아”
“왜 특정 측근을 끼고 도나” 비판도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대로 가파르게 추락하면서, 박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여권에서는 ‘콘크리트 지지층’이라 불리며 박 대통령을 떠받쳐온 영남과 50~60대에서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청와대는 겉으로는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내부적으로는 30%대 지지율 고착화에 따른 국정 동력 상실 등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2~16일 조사해 19일 발표한 주간 정례조사 결과를 보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전주보다 3.8%포인트 하락한 39.4%로 나타났다. 이는 취임 뒤 리얼미터 조사로는 최저치다.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사건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 11월 셋째 주만 하더라도 리얼미터 조사로 50.0%에 이르렀던 박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새해 기자회견 여파 등으로 불과 두달 만에 10.6%포인트 급전직하했다. 같은 기간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44%에서 35%로 9%포인트 급락해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리얼미터 조사에선 박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영남과 50~60대의 지지율 하락 추세가 눈에 띈다. 압도적 지지를 보였던 60살 이상의 지지율은 6.2%포인트 급락(긍정 65.5%)했고, 50대는 2.8%포인트 하락(긍정 52.5%)해 지지율이 절반을 겨우 넘었다. 40대는 지지율이 29.8%에 그쳤다. 지역별로도 부산·경남·울산에서 7%포인트 추락해 이 지역에서 부정평가(47.9%)가 긍정평가(44.7%)를 처음 넘어섰다. 지난주 갤럽 조사도 60대 이상 지지율이 전주보다 7%포인트 내려앉고, 대구·경북 지지율이 한주 만에 15%포인트 급락한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이번 리얼미터 조사는 전국 19살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및 자동응답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0%포인트이다.
영남권 의원들이 전하는 민심은 여론조사가 나타내는 양적인 수치 하락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박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반 추세를 보여준다. 새누리당 대구·경북(TK) 지역의 한 중진 의원은 “지역 민심이 정말 좋지 않다. 전반적으로 못한다는 거다. 특히 대선 때 생업을 뒤로하고 열심히 도왔던 분들이 많이 실망을 한다”고 전했다. 그는 “대구·경북 사람들은 한번 실망하고 돌아서면 잘 안 돌아온다. 대통령이 크게 바뀌지 않으면 돌아서지 않을 텐데, 그래서 지금 상황을 굉장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핵심 지지층인 60살 이상 중 남성들의 지지가 훨씬 많이 빠졌다. 보수층의 핵심인 ‘60대 이상 남성’이 돌아선다는 건 청와대가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여권에선 박 대통령이 새해 기자회견에서 보여줬던 독선적인 태도를 벗어나 지금이라도 ‘인적 쇄신’ 폭을 늘리고, 시기도 앞당겨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점점 커지고 있다. ‘담뱃값 인상 후폭풍’, ‘연말정산 세금폭탄론’ 등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상태에서 각종 악재까지 겹쳐 최근 여론 동향이 심상치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부산·경남 지역의 한 새누리당 의원은 “‘(대통령이) 왜 (특정 측근 몇 명을) 자꾸 끼고도냐. 물렸다’는 표현을 쓰더라. 당장 일주일 안에 (인적 쇄신을) 해야 한다”며 “속이 탄다”고 말했다.
석진환 조혜정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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