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6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박유철 광복회장 등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2015.3.1 /서울=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3·1절 제96주년인 1일 “일본이 용기있고 진솔하게 역사적 진실을 인정하고 한국과 손잡고 미래 50년의 동반자로서 새로운 역사를 함께 써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은 더이상 남북대화를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산가족 생사 확인과 상봉 정례화, 서신 교환 등 이산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협의를 조속히 갖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과거 독일과 프랑스가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고 새로운 유럽 건설의 주역이 될 수 있었던 것과 같이, 이제는 보다 성숙한 미래 50년의 동반자가 돼 새 역사를 함께 써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역사 인식 개선을 촉구하면서 광복 70주년과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한일관계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올바른 역사 인식에 기초한 21세기 한-일 신협력시대를 열어가고자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지리적 이웃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 때문에 안타깝게도 마음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 문제를 “반드시 풀고가야 할 역사적 과제”라고 강조하면서 “이제 할머니들의 평균 연령이 90세에 가까워서 그 분들의 명예를 회복시켜드릴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과거사 왜곡 시도에 반대하는 집단성명을 주도했던 미국 코네티컷대 알렉시스 더든 교수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일본 정부의 교과서 왜곡 시도가 계속되는 것도 이웃 관계에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더든 교수는 “역사란 편한대로 취사선택해 필요한 것만 기억하는 게 아니며, 역사에 대한 인정은 진보를 향한 유일한 길”이라고 했고, 박 대통령은 이날 이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한 역사학자의 지적을 깊이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남북관계와 관련, “북한은 더 이상 남북대화를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올해 광복 70주년을 경축하면서 이를 계기로 민족화합과 동질성 회복의 전기를 마련하는 데 나서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남북 이산가족의 절절한 염원을 풀어드리는 것이 시급한 일”이라며 “이산가족 생사 확인 및 상봉 정례화, 서신 교환 등 이산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협의를 조속히 갖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금년중 남북한간 의미있는 스포츠, 문화, 예술분야 교류와 민생 차원의 협력 확대”, “민족문화 보전사업의 확대와 역사 공동 연구 착수” 등을 제안하면서 “민족 동질성 회복에 기여하는 순수 민간교류를 적극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남북한 철도 운행 재개를 위한 철도 복원사업 등 이행 가능한 남북 공동 프로젝트를 협의해 추진하는 것도 남북 모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전준비의 일환으로 우선 남북 철도 남측 구간을 하나씩 복구하고 연결하는 사업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과 4개 구조개혁 등 국내 현안을 언급하면서 “혁신과 구조개혁 과정은 3.1운동 당시 그랬던 것처럼 국민 모두의 일치된 마음과 단합된 힘이 수반돼야 하는 어렵고 힘든 과정”이라며 “30년 후 후손들이 경제 대국, 통일 한국 국민으로 광복 100주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첫 해외 출장인 중동 4개국 순방과 관련, “제2 중동붐으로 제2의 경제 부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비즈니스 외교를 펼칠 것”이라고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