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답변 “이름 올랐다고 사퇴하는 건 제 자존심도 용납 안해”
“성완종과 안 지 30년 됐지만 금전 왔다갔다 하는 사이 아냐”
“박 대통령의 시시콜콜한 병명까지 보도 나간 것은 잘못 됐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연합뉴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성완종 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 있는 것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서) 혐의가 나온다면 당장이라도 그만둘 용의가 있다”고 1일 밝혔다.
이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있는 내 이름이 진위 여부를 떠나 오르내리게 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검찰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얼마든지 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비서실장이라고 해서 검찰에서 조사를 못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직 대통령도 검찰이 조사한 적 있고, 현직 대통령의 아들도, 형님도 조사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그러나 “저는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은 아닌데,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는 것 갖고 사퇴 여부를 여기서 말씀드리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며 “이름 석 자가 올랐다고 해서 (사퇴하는 건) 제 자존심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선 “안 지가 30년이 되는 사이”라면서도 “오래 안 사이이기 때문에 조언도 부탁해오고 했지만, 금전이 왔다갔다 하는 사이는 절대로 아니었다”고 금품 수수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성 전 회장과 1년간 140여 차례 통화를 한 데 대해서는 “저는 오는 전화는 다 받는 사람이다. 아마 90% 이상이 성 회장이 제게 건 전화일 거다. 두어 차례(통화)는 성 회장의 자살이 임박했을 때 이야기”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지난해 국가정보원장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서울 도곡동의 한 커피숍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나 얘기를 나눈 것과 관련해선 “(성 전 회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걱정하는 얘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 전 회장이) 최근 경남기업 수사와 관련해 ‘자원외교 비리 같은 건 없다, 억울하다’는 것을 제게 여러 번 호소해 왔다. 하지만 검찰에서 수사하는 것에 대해 관여할 수 없는 입장이고, 그건 어렵다고 대답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또 ‘청와대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인두염과 위경련 증세로 치료중인 사실을 공개한 것은 부적절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시시콜콜한 병명까지 나간 것에 대해 저도 잘 된 보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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