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총선 앞둔 ‘순차개각’ 시동
“이제부터 틈나는 대로 개각 발표
할일 남은 사람도 마치는대로 복귀”
“이제부터 틈나는 대로 개각 발표
할일 남은 사람도 마치는대로 복귀”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새누리당 국회의원인 유기준(해양수산부)·유일호(국토교통부) 두 장관의 후임자를 발표함으로써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순차 개각’의 시작을 알렸다.
현 정부 내각에는 이들 두 장관 말고도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까지 모두 5명의 ‘의원 장관’이 포진해 있다. 이들 모두 내년 총선 출마 뜻이 확실한 만큼, 중대한 현안이 없는 부처 장관들부터 시작해 연말 이전까지 모두 당으로 복귀시켜 총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청와대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기준·유일호 장관 후임자 발표는 박 대통령의 지난주 방미 전부터 준비해왔다”며 “이제부터는 틈나는 대로 개각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세 정치인 장관도 현안이 마무리되고 후임자가 정해지는 대로 연내에 교체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들은 아무리 늦어도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인 내년 1월13일 이전에는 장관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다들 마음이 콩밭(총선)에 가 있는데 빨리 내보내서 준비하도록 하고, 할 일이 남은 사람은 일을 마친 뒤 복귀시킨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5명 가운데 지난 3월 임명돼 재임기간이 7개월밖에 안 된 유기준·유일호 장관을 지난해 입각한 나머지 세명보다 먼저 빼낸 것은 그런 이유라고 여권 인사들이 전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경제 사령탑으로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금융개혁이 남아 있어,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인 12월2일 이후 당에 복귀할 것이라고 복수의 여권 인사들이 말했다. 황우여 부총리는 최대 현안인 역사 교과서 국정화가 걸려 있어 이날 개각 명단에 빠졌다. 황 부총리는 교과서 국정화의 정부 확정고시(11월3일)를 마친 뒤 복귀할 수도 있지만, 이후 국정 교과서 집필진 구성 업무 등에 따라 연말이나 연초까지 늦춰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김희정 장관은 특별한 현안은 없으나 후임자를 확보하지 못해 이날 제외됐다는 후문이다.
새누리당의 한 친박근혜계 핵심 의원은 “대대적으로 동시에 개각을 하면 인사청문회 등 부담이 커진다는 점도 ‘순차 개각’을 택한 이유로 보인다”며 “최 부총리 등은 지역구 사정도 탄탄해 당 복귀를 서두를 필요도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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