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정상회담
리커창 중국 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 서울에서 중-일 정상회담을 열고 전략적 호혜관계에 기초해 양국 관계를 개선해 가겠다는 원칙을 거듭 확인했다. 하지만 중국은 일본에 과거사를 직시하라고 요구했고, 일본은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시각 차를 드러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일 “리 총리가 아베 총리와 만나 양국 관계 발전에 긍정적인 동력 유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지지통신>도 “중-일 양국이 정상간 대화를 이어가며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두 정상은 역사와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는 이견을 드러냈다. 리 총리는 아베 총리에게 “역사를 직시하고 이를 거울삼는다는 정신을 기초로 두 나라 사이의 민감한 정치적 관계를 적절히 다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양국 관계가 다소 껄끄러운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두 나라는 이렇게 된 이유를 알고 있다. 과거를 돌아보고 교훈을 얻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고 긍정적인 요소를 키워가야 한다”고 했다. <신화통신>은 “정상회담이 일본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도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에 비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매체들은 “아베 총리가 중국의 남중국해에서의 행동에 관해 항행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앞서 아베 총리의 복심으로 불리는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부장관은 일본 기자들에게 “중-일 회동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언급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일 관계는 2012년 9월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와 일본의 우경화 탓에 악화했으나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시진핑 주석과 아베 총리가 만난 뒤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당시 두 나라는 △전략적 호혜관계 발전·추진 △역사 직시 △센카쿠열도 등 동중국해에서 발생한 긴장상태에 관한 양쪽의 견해차 존재 △경제와 문화 등의 교류 확대 등 ‘중-일 관계 개선을 향한 4개항’에 합의한 바 있다.
베이징 도쿄/성연철 길윤형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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