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5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로 출국하며 환송 나온 관계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북한의 도발에 단호한 대응을 주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7~8일 이틀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5일 오전 출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 ‘한·미 미사일 연합 무력시위’로 이름 붙인 한·미 탄도미사일 동시 사격 연합 훈련을 지시했으며, 오전 8시께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전용기에 탑승해 독일 베를린으로 떠났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이 동행했다. 흰 와이셔츠에 분홍빛 넥타이 차림을 한 문 대통령의 표정은 전날 북 도발 등의 사태로 인한 듯 다소 어두웠다. 출국장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등이 환송했다.
문 대통령은 환송에 나선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으며,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에게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쁜 분이 나오셨다”고 인사말을 건네기도 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부산에서 열리는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느라 문 대통령을 전송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따로 청와대 참모 및 여권 인사들과 가진 대화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안보위기”라고 염려하며 현안을 잘 챙겨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북한에서 미사일도 쏘고,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안보위기 아니냐. 책임져야 할 정부가 출범해야 하는데, 국회가 협조 안 되고 있어서 참으로 걱정이다’라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인사 청문회는 물론, 추경과 정부조직법 개편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것을 염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원식 원내대표는 “추경 심의는 진행중이고, 다녀오는 동안 야당에게 이런 상황을 잘 설명하고 협조도 얻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첫 다자 외교를 펼치게 되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과 한·미·일 정상 간 만찬회담도 예정돼 있다. 6일에는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 구상을 밝히는 이른바 ‘베를린 선언’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날인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북핵 문제에서 한국의 주도권을 주장해 온 문 대통령의 외교 행보에 한결 부담이 더해지게 됐다.
정유경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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