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눈물의 궁전’ 찾아 이산가족 아픔 되새겨
‘유대인 학살 추모비’에선 “과거 덮지 않아야”
‘유대인 학살 추모비’에선 “과거 덮지 않아야”
독일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씨는 6일(현지시각) 독일 분단의 상징인 베를린 ‘눈물의 궁전’을 찾아 “가족·친지들이 자유롭게 만날 수 없었다는 게 가슴 아프다. 피난을 내려와 (북한에 있는) 가족을 못 만나시는 시어머니도 이게 가슴에 한으로 맺히신 것 같다”고 말했다.
눈물의 궁전은 옛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의 경계에 있는 프리드리히슈트라세역 내 출입국 심사장으로, 당시 독일 이산가족이 상봉 후 헤어질 때 작별인사를 하며 눈물을 흘린 것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김정숙씨는 전시관에서 상영되는 베를린 장벽 붕괴 모습을 보며 “당시 이 장면을 생중계로 봤는데, 나뿐 아니라 전 세계가 무척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도 어서 통일이 되어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숙씨는 이어 인근에 있는 유대인 학살 추모비를 방문해 현지 해설사의 설명을 들은 뒤 “과거를 덮으려 하지 않고 진정한 화해를 시도하는 것만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700여개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조성된 추모비는 희생자의 이름과 학살 장소가 적혀있지 않아 건립 당시엔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현재는 유대인 대학살의 기억을 공유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대표적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김정숙씨는 해설사에게 “늘 이런 설명을 하려면 힘들지 않냐고”고 묻기도 했다.
베를린/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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