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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고발 ‘의인설’…새 정부에 충성 ‘헌납설’

등록 2017-07-18 21:07수정 2017-07-18 22:32

-박근혜 정권 문건 궁금증 증폭-
탄핵정국 정리 다 못했을 가능성 커
청와대, 모든 캐비닛·서랍 수색작전
청와대가 지난 14일, 17일에 이어 18일에도 연거푸 박근혜 정부 때 작성된 문건들을 무더기로 발견했다고 밝히자,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두달이나 됐는데 왜 이제야 발견한 것인지 또 누가 왜 이 문건을 남긴 것인지 궁금함이 잇따른다.

왜 이제야 이 문서를 발견한 것이냐고 물으면 청와대 쪽에선 “너무 넓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인수위 없이 바로 출범했기 때문에 새 정부 인원 충원이 늦어지면서 미처 손이 닿지 않는 공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보좌진들이 모여 일하는 여민관은 3개 동으로 이뤄져 있는데, 새 정부가 시작될 때마다 직제 개편을 하면 사무실 배치도 달라진다. 참여정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사정을 잘 알고 있어 “예전에 쓰던 원탁의 보관장소를 찾아보라”고 할 정도지만, 아직 청와대 내부를 구석구석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상황이다. 지난 3일 삼성 관련 메모가 담긴 캐비닛이 있던 민정수석실의 경우엔 다른 비서관실 몇개를 합쳐놓은 크기의 사무실인데 전임 정부에선 민정팀과 사정팀이 간유리로 나뉘어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얼마 전까지 민정팀 쪽 공간만 사용하다가 최근 인력이 충원되면서 책상을 더 집어넣을 자리가 부족해지자 집기를 재배치하다가 유독 ‘무거운’ 나무 캐비닛을 발견했다. 2차 문건의 발견 장소는 정무수석실 행정요원(인턴)이 쓰던 책상 밑의 서랍식 캐비닛이었다. 현재 청와대는 인턴을 뽑지 않았기 때문에 그 책상에 앉아서 일하는 사람이 없었다.

파쇄기를 대량 구매하고 전자서류는 ‘디가우저’까지 이용해 삭제했던 박근혜 정부가 왜 이렇게 서류 관리에 엉망이었는지도 의문이다. 청와대 쪽은 “남겨진 경위는 알 수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어수선한 탄핵 정국에서 청와대 직원들이 문서들을 꼼꼼히 정리하고 떠날 경황이 없었을 것이라는 추론이 대세다. ‘끈 떨어진’ 정부에서 서류를 제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책임의식이 떨어졌을 수 있다. 일각에선 누군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실상을 알리기 위해 일부러 문서들을 ‘타임캡슐’처럼 남겨두고 떠난 것이라는 ‘의인설’도 나온다. 전임 정부 출신들은 ‘헌납설’을 제기하기도 한다. 박근혜 청와대에서 일했던 이건용 전 부속실 행정관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무원 조직이 서류 남기고 떠날 만큼 허술하지 않다. 청와대에서 문건을 발견했다기보다는 소위 문재인 정부에 충성맹세를 하고자 하는 인물이 문건 일체를 갖다바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처럼 ‘횡재’를 만난 청와대는 맹렬하게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다. 16일부터 사무실마다 민정수석실과 총무비서관실 직원들이 들이닥쳐 캐비닛과 서랍을 모조리 열어 보고 있다. 이미 각 실무자들이 한차례 뒤진 다음이지만, 혹시나 책상 서랍 뒤로 넘어간 종이는 없는지도 꼼꼼히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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