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군 장성 진급 및 보직신고를 받고 있다. 사진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군 고위급 장성들에게 “군 장병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관행적 요소에 일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새로 진급 및 보직을 받은 군장성들의 신고를 받고 “군 장병들의 인권 부분에 대해 만전을 기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불거진 사건을 보면 과거 거의 관행적으로 되어오다시피 하는 일인데, 이제는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 다들 마음가짐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군장병 인권침해가 주로 선임병들에게서 있었다면 이번에 군 최고위급 장성과 가족들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며 “그런 면에서도 관행적 문화에 대해 일신이 있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공관병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위로부터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군 장성 진급 및 보직신고를 받은 뒤 환담을 위해 군 장성들과 인왕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제공
군 장성 진급 및 보직신고식에서 직접 장성들의 칼 끝에 매다는 ‘수치’를 수여한 문 대통령은 “오랫동안 군 생활하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셨고, 신망도 도덕성도 잘 지켜주신 덕분에 최고의 반열에 오른 것 같다. 축하드린다”고 덕담을 건넸다. 또 “육참총장의 따님이 육사에 1차 합격하셨다고… 공참총장도 아드님이 공군조종사로 근무하고 계시죠? 다들 온 집안이 함께 정말 애국하는 마음으로 국방에 헌신하는 그런 분들이라고 제가 믿고 있습니다”라고 일일이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런 (국방에 헌신하는) 마음가짐으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역시 국방개혁”이라며 “그것도 강도 높은, 그냥 국방을 조금 개선한다거나 조금 발전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아예 환골탈태하는 수준의 국방개혁이 필요하다”고 힘을 줬다.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그에 대해 군사 대응 태세를 빠른 시일 내에 조금 보완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자주국방으로 나아가야겠고, 또 다시는 방산비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그렇게 함께 노력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용우 육참총장은 “우리 군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처절하게 몸부림치듯이 강도높은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날 신고식에는 문 대통령 취임 뒤 처음 단행한 군 수뇌부 인사를 통해 임명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이왕근 공군참모총장, 김병주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박종진 제1야전군사령관, 박한기 제2작전사령관, 김운용 제3야전군사령관과 이들의 부인 등 가족이 참석했다. 정경두 합참의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어서 이날 신고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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