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문재인’ 친필 사인이 새겨진 대통령 손목시계.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 청소노동자와 관람안내 여경들에게는 꼭 시계를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인기가 폭증하고 있는 ‘문재인 손목시계’, 일명 ‘이니시계’가 청와대 직원들에게도 지급되지 않아 안팎에서 아우성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지시다.
문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과 대화하던 중, 청와대 관람객이 급증하면서 경내 관람을 안내하는 여성경찰관들의 업무가 늘었다는 얘기를 듣고 이렇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은 여경 5명을 파견받아 청와대 경내 관람 업무에 투입해 관람객들을 위한 설명과 안내를 맡기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최근 관람객 안내 업무가 늘어 고생하고 있는 여경들의 소원이 문 대통령과 사진 한번 찍는 것이라고 하자, 문 대통령께서 ‘안내 여경들과 청와대 경내 청소하시는 분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든 일 하시는 이런 분들한테는 꼭 시계를 주라’고 지시하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아무리 우리가 살림이 어려워도 그런 건 아끼지 말자”고 덧붙였다고 한다.
청와대를 찾은 일부 외빈이나 청와대 주최 공식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만 지급되는 문 대통령 시계는, 지난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청와대 오찬에 초청된 보훈 가족 260여명이 최초로 받았다. 행사 당시에는 시계가 완성되지 않아 제작이 완성된 후 각자에게 전달됐다.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은 예산상의 이유 등으로 시계 지급을 꼭 필요한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문 대통령의 청와대 오찬 회동 때도 이 시계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니 시계’는 청와대 근무 직원들도 받지 못했다. 지난 1일 열린 청와대 직원 오리엔테이션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시계 주세요”라고 입을 모아 부탁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영상으로 뒤늦게 공개돼 화제가 됐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저도 아직 못 받았다”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에서 시계 지급이 어렵다고 하자, 생일을 맞은 직원들에게만 지급하면 안되느냐는 건의가 나올 정도로 ‘이니 시계’를 향한 갈망이 높다”고 전했다.
‘이니 시계’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온라인 중고판매에서 최고 90만원 호가에 판매글이 오르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해당 시계는 시중에 판매되지 않는 제품이다. 따라서 경찰은 실제 시계가 아닌 위조시계가 유통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시계에 적힌 문 대통령 서명을 허위로 그려넣어 판매할 경우, 형법상 공서명위조 혐의가 적용된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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