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전사·순직자 유가족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인사하고 있다. 이날 오찬에는 제2연평해전 전사 병사 유가족, K-9 자주포 폭발사고 순직 병사 유가족, 석란정 화재 순직 소방관 유가족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여보세요, 문재인 대통령인데요. 추석 연휴 잘 보내시라고 전화드렸습니다.”
이번 추석엔 이런 전화가 걸려오더라도 ‘장난 전화’가 아닐지도 모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9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석에도 쉬지 못하는 분들에게 (문 대통령이 직접) 감사 전화를 일일이 하실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명절 인사를 받을 대상은 소방대원·군인 등 명절에 오히려 더 바쁜 공무원과 일반 시민들이다. 이 관계자는 “통화 약속을 사전에 예고하고 잡는 것이 아니어서, 받으시는 분들은 예상치 못한 ‘깜짝’ 전화로 받아들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파견된 남수단의 한빛부대, 레바논 동명부대 소속 군 장병 가족들에게 미리 추석 연하장을 보내 “장병들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은 묵묵히 지지해주시는 가족들의 힘”이라며 위로와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추석 귀성길 또는 귀경길 도로에서도 문 대통령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교통방송>(TBS)같은 라디오 방송에 ‘통신원’으로 출연해 교통 상황을 전하는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출연은 대략 10분 정도”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영상으로 추석 인사를 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으나, 북한의 추가 도발 등 안보상의 변수 가능성이 있어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번 추석엔 경남 양산 자택 또는 부산 영도의 어머니댁을 방문하지 않는 대신, 긴 연휴 기간 동안 내수 활성화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지방의 한 전통마을’을 찾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통령이 (방문지에 해당하는) 지역을 한번도 찾지 못하신 측면이 있고, 연휴 기간 중 국내 여행을 통한 경기 활성화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경호상의 이유로 구체적인 방문지와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연휴 기간 동안 서울의 재래시장에 들러 추석 장을 보러 온 시민들을 만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문 대통령이 “시장을 방문하고 음식을 맛보는 그런 목적이 아니라, 청년창업을 진작하기 위한 ‘청년몰’ 등을 방문한다든지 하는 실질적 목표가 있는 방문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함에 따라, 구체적인 방문 계획을 고심 중이다.
문 대통령은 연휴 기간에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청와대 관저에 머무르면서 반려견 마루와 토리, 반려묘인 찡찡이와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김정숙 여사는 차례상 준비를 위해 지난 27일 인천 종합어시장에서 생선 등 해산물을 구입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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