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싱가포르 뉴스전문 영어방송 <채널 뉴스아시아>(CN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3일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3국 공조가 군사동맹 수준으로 발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미 동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만드는 균형외교를 하고자 한다”며 중국에 적극적인 관계개선 신호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싱가포르 뉴스전문 영어방송 <채널 뉴스아시아>(CNA)와 한 인터뷰에서 “지금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한국과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의 공조도 대단히 중요해졌다”며 “그러나 그것이 3국 군사동맹 수준으로 발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북한의 어떤 핵을 이유로 군사 대국화의 길을 걸어간다면 그것도 아세안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사드 갈등을 봉인하고 한-중 정상회담을 앞둔 중국에는 적극적인 관계 강화의 손짓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한국으로서는 안보에서 한-미 동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한국과 미국 간 공조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미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는 전통적인 입장을 계속 유지해갈 필요가 있겠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중국과의 관계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과는 경제 협력도 중요할 뿐 아니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전략적 협력 차원에서도 관계가 아주 중요해졌다”며 “미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도 더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균형 외교를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구실도 추어올렸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채택한 것을 언급하며 “그 가운데 상당 부분은 중국이 이행해야 할 부분임에도 중국이 성실하게 이행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것이 북핵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은 긴밀히 공조해 나가면서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한-미,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하는 미국을 은근히 견제하며 중국을 향해서는 적극적인 관계 개선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중 관계가 풀려가는 시점에서 중국에는 역할을 부각하며 북핵 문제의 해결에 성실한 태도를 보여달라고 압박하는 의미가 있고, 미국에는 한·미·일 안보협력이 군사동맹 수준까지 이르는 것은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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