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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와 독도새우…청와대 만찬의 ‘깨알 코드’

등록 2017-11-08 12:28수정 2017-11-09 14:54

한-일 과거사·영토갈등에 ‘균형적 시각’ 주문
일 정부 “한-미-일 연대 악영향 움직임 피해야” 반발
7일 저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초청 만찬에 제공된 ‘독도새우 잡채를 올린 송이 돌솥밥 반상’.  청와대 제공
7일 저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초청 만찬에 제공된 ‘독도새우 잡채를 올린 송이 돌솥밥 반상’. 청와대 제공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 환영 국빈 만찬에는 ‘미국이 과거사와 영토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갈등을 균형있게 봐야한다’는 우리 정부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이날 만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9) 할머니가 초청됐다. 이 할머니는 최근 개봉했던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이다. 1928년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유모로 일했던 어머니 대신 동생을 돌보며 면사 공장에 다니다 16살 때인 1944년 일본군 위안부로 대만에 끌려갔다. 이 할머니는 2007년 2월 미국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에서 같은 피해자인 고 김군자 할머니와 함께 일본의 만행을 증언했고, 이에 미 하원은 5개월 뒤 일본정부에 위안부 문제의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죄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할머니가 소개되자 다가가 포옹했다.

이날 만찬에는 독도 새우 잡채를 올린 송이 돌솥밥 반상이 올랐다. 독도는 우리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한국 영토임에도 일본이 끊임없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곳이다. 독도 새우를 만찬 메뉴에 올림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에게 ‘독도는 한국 땅’임을 은근히 상기시킨 셈이다.

일본 정부는 발끈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외국이 다른 나라 요인을 접대하는 것에 대해 코멘트를 피하려고 하지만 왜 그랬는지 의문이 든다. 한-미-일의 밀접한 연대에 악영향을 끼치는 듯한 움직임은 피할 필요가 있다. 북한 문제에 대한 대응에 있어 한-미-일의 연계 강화가 요구되는 가운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움직임은 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이용수 할머니가 초대된 것에 대해서도 “2015년 12월 한·일 협정에 따라 위안부 문제의 궁극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에 대해 양국 간에 확인됐으며 (이를) 착실히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외교 루트를 통해 일본의 입장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의 불만에 관해 청와대 관계자는 8일 “거기에 관해선 우리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식탁에 오른 독도새우. 위안부를 안아 주는 트럼프. 깜짝 놀란 일본. 이토록 기발하면서도 성공적인 외교는 없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외교도 이제는 머리가 아닌 가슴입니다”라고 적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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