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러시아 극동개발에 전적으로 협력”

러시아 메드베데프 총리와 회담
“현대차 투자 특혜계약 연장 관심” 등 당부
메드베데프 “호혜적인 사업 여건 조성할 것”
북핵 문제 평화적 해결원칙 재확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현지시각) 필리핀 마닐라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14일 회담을 열어 극동 개발을 포함한 미래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차 필리핀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 시내 필리핀 국제컨벤션센터에서 메드베데프 총리와 양자회담을 열고 현재 진행 중인 한-유라시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실무 협의에 속도를 내기로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머리 발언에서 “한-러 관계를 외교안보 정책상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며 “한-러 간 전략적 협력이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 유라시아 대륙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구심점이 되도록 노력하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중심으로 러시아의 극동개발에 전적으로 협력해 나가고자 하며 신북방정책을 통해 천명한 대로 조선·항만·철도·가스·북극항로 등 ‘9개의 다리(Bridge)’를 통한 동시다발적인 협력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우리는 한국과 똑같이 한반도의 평화에 깊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9개의 다리’ 구상은 여러 기업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5분 동안의 회담을 마친 뒤 문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총리는 문 대통령이 제안한 한-러 간 ‘9개의 다리’ 전략에 따라 극동지역을 중심으로 양국간 에너지, 항만, 조선, 농수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자는데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국 기업의 애로점을 해소해 줄 것을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와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이 시베리아 횡단열차(TSR)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열차를 확보하고 통관 절차를 간소화 해줄 것과 2018년 투자 특혜계약이 만료되는 현대차의 후속 계약에 러시아 정부가 관심을 쏟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메드베데프 총리는 “한-유라시아 에프티에이 관련 협의를 지속하고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호혜적인 사업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북한 핵을 용납하지 않고,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한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북한 핵 미사일 프로그램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한반도와 국경을 접한 국가로서 한반도의 평화안정은 러시아의 안보와도 직결되는 만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적극 지지하면 러시아도 이를 위해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