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수교 25주년을 맞은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단계 더 높이기 위해 정치·경제·인적교류 등 포괄적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정상회담 뒤 브리핑에서 “두 나라 정상은 오랜 형제국으로서 많은 공통점을 가진 이번 만남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에너지, 자원 분야의 협력을 넘어 전자정부, 교육, 의료, 보건, 사회 인프라 건설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정상은 미래지향적 협력 사업 발굴을 위해 무역, 경제 공동위원회와 경제 부총리 회의 등 양국 간 경제 협의체와 고위급 인사의 교차 방문을 더욱 활성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은 러시아와 함께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북방정책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며 “우리 외교와 교역의 다변화를 위해서도 우즈베키스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우즈베키스탄이 평창겨울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공동 발의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강력한 지지를 표명해준 데 사의를 표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안정 정책을 적극지지하고 북한의 도발을 규탄한다. 지난해 북한 대사관을 폐쇄한 것도 한국과 뜻을 같이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양국간의 역사적 인연과 현재의 관계 등을 언급하며 친밀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사마르칸트 아프로시압 벽화 속에 남아있는 고구려 사진의 모습을 언급하며 “한국이 벽화 보존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말했고, 이에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전통 의장대 모자에 깃털이 두개 달려 있었는데 벽화속 고구려 사신의 모자에도 같은 깃털이 있었다”고 말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사위와 딸, 손녀가 한국에 살았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오랫동안 한국에서 살아서 서울의 골목길 하나 하나까지 잘 알고 있고, 한국의 역사를 한국 사람보다 더 잘 알고 있을 정도다”라고 하기도 했다.
양국 정상은 두 나라 사이의 실질적 협력 확대를 촉진하는 금융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대외경제 협력 기금 공여 약정을 체결하고 20억 달러 이상의 신규 사업 발굴지원을 위한 금융협력플랫폼을 창설하기로 합의했다.
회담 말미에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양국이 단순 교역 뿐 아니라 교육과 의료분야로 협력을 확대해가는 것이 필요하다. 고등교육분야와 보건의료분야, 노동쿼터 확대 분야에서도 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라며 “문 대통령을 우즈베키스탄 제1의 국빈으로 초청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말씀하신 분야에 관심을 충분히 갖겠다”며 “초청에 감사드린다. 한국 정부는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고려인이 훌륭한 우즈베키스탄 국민으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며 대통령께서 착공식에 참석했던 한국문화 예술의 집이 조속히 완공되어 양국민간 우정과 화합의 장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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