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수도공항에 도착해 공항을 나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방중 기간 동안 문화 활동을 통해 양국 간 친밀도 높이기에 나섰다.
김 여사는 방중 첫날인 13일 오후 베이징의 신제커우 악기 거리 상점인 세기아운금행을 찾아 얼후 연주를 감상했다. 한·중 커플인 추자현·위샤오광(우효광)씨 부부가 김 여사와 함께했다. 얼후는 우리의 해금처럼 두 줄로 만들어진 중국 전통 현악기다. 음색이 아련하고 애절해 중국인의 많은 사랑을 받는 악기다. 김 여사는 이곳에서 1시간 가량 머물며 직접 운지법을 익히고 소리내는 법을 배웠다. 상점에서는 얼후 강사가 중국의 대표적인 민요인 ‘모리화’를 연주했다. ‘제2의 국가’로 불리는 모리화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과 시상식 배경으로 쓰였다. 김 여사는 연주가 시작되자 노래를 따라 불렀다.
김 여사는 “얼후가 중국인들이 접하기 쉬운 악기고, 남녀노소 다 즐기는 악기라서 관심이 있었다”며 “연주될 때 소리나 멜로디가 좋았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얼후는 금속줄 두줄을 갖고 온갖 소리를 낸다”며 “중국을 방문할 때 두 나라가 어울려서 소리를 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갈등 탓에 한-중 관계가 냉랭했던 지난 8월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전시회를 관람했고 한달 뒤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는 김 여사를 만나 홍매화 그림을 선물했다.
한편 이날 밤 10시 중국 최대 시낭송 사이트인 <웨이니두스>는 김 여사가 낭송한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을 소개했다. 방문객은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시다. 김 여사는 “이 시를 읽으면 만남과 인연의 소중함에 새삼 마음을 가다듬게 된다”고 시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김 여사가 낭송한 시는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신(위쳇)과 웨이보 등을 통해서도 공개됐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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