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지원요청 시 주석 수용
초고층 주상복합주택 건설 중
원형대로 터 보존 작업 관심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환영식, 국빈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정상회담에서 중국에 있는 독립운동 유적지 보존에 뜻을 모음에 따라 충칭의 광복군 사령부 터 보존 작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우리 독립운동 사적지 보호를 지원해오고 있는 점을 평가하며 시 주석에게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갖고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시 주석은 “저장성 당서기 시절 한국 유적지 보호 사업을 지원했다. 앞으로도 중국 내 한국 독립운동 사적지 보존 사업을 위해 계속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관심은 충칭에 있는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터 보존 여부에 쏠린다. 한국광복군은 1940년 9월17일 이곳에 터를 잡고 항일 무력투쟁을 벌였다. 중국 내 항일전은 물론 국내 진공 작전도 계획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이 터를 원형대로 보존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이곳에는 초고층 주상복합주택 건설 공사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15일 베이징에서 충칭으로 이동한 뒤 이튿날 충칭 임시정부 청사를 찾는다.
전문가들은 광복군 총사령부 터 보존 사업이 구체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중국 전문가는 “사드 갈등이 진정되고 양국 관계 회복이 시작되고 있다. 양 정상이 합의한 만큼 이른 시일 안에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보존 사업에 나설 것 같다”고 말했다. 전례도 있다. 중국 정부는 2013년 6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 후속 조처에 따라 이듬해 1월19일 헤이룽장성 하얼빈 역사 안에 200㎡ 규모의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전격 개관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개관 사실을 발표하며 “양국 정상회담에 따른 조처”라고 발표했다. 당시 한-중 관계는 밀월이라 표현될 만큼 우호적이었다. 이 때문에 향후 한-중 관계 회복 속도에 따라 복원 사업 속도도 정해질 것이란 분석이 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