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특사 파견 관련 의혹을 규명하자며 자유한국당 주도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운데)가 “일방적인 회의 소집에 동의할 수 없다”며 사회권을 맡은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뒷모습 보이는 이)에게 강하게 항의하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제지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방문 목적에 대한 야당의 거듭된 의혹 제기에 청와대가 19일 “외교 다변화 차원에서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방문한 것이다. 숨겨야 할 사연이 없다”고 다시 해명했다. 그러나 이날 자유한국당 주도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며 갈등이 빚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아랍에미리트는 대한민국 입장에서 보면 외교 다변화의 한 축인 중동국가들 가운데 전략적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다”며 “임 실장이 아랍에미리트 왕세제를 접견한 것은 양국간 파트너십을 강화하려는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도 아랍에미리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정상들과 과거 통화할 때 아랍에미리트 왕세제와도 통화를 했다는 점을 상기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7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 왕세제와 통화하며 “양국 협력의 상징인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는 반드시 성공적으로 완수되어 앞으로 약 100년간 양국의 기술력과 안정성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탓에 아랍에미리트 쪽이 자국 원전 운영을 우려해 항의했고, 이를 수습하려 임 실장을 급파했다는 야당과 일부 보수 언론들의 주장에 관해서는 “전제가 잘못됐다. 원전 사업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원전 문제에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 뭘 숨겨야 하는 사연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가 왕정국가이고 의전 규칙상 비공개가 규칙이라 대화 내용을 구구절절이 브리핑할 수 없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국회 운영위는 여야가 대립하면서 시작부터 파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홍근 수석부대표만 운영위에 참석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여야 합의 정신을 지켜야지 이렇게 일방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느냐”고 소리쳤다. 이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의사진행을 방해하라고 지시했느냐. 국민적 의혹을 앞에 두고 임 실장은 왜 휴가를 갔느냐”고 되받았다. 공방은 30여분 동안 이어졌고 박 수석부대표가 퇴장하면서 야당 위원들만으로 속개했다. 이들은 임 실장이 직접 출석해 관련 의혹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성연철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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