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년 차 맞아 ‘춘풍추상’ 액자 각 비서관실에 선물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각 비서관실에 ‘춘풍추상(春風秋霜)'이라고 쓰인 액자를 선물했다. 춘풍추상은 채근담의 ‘지기추상 대인춘풍(持己秋霜 待人春風)’에서 나온 말로 “남을 대하기는 봄바람처럼 관대하고, 자기를 지키기는 가을서리처럼 엄정하게 해야 한다”는 뜻의 성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집권 2년 차가 되면 느슨해지고 해이해질 수 있는데 이를 다잡아야 한다”며 “공직자로서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 살면서 이보다 더 훌륭한 좌우명이 없다고 생각한다. 공직자가 공직에 있는 동안 이런 자세만 지킨다면 실수할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직자의 기본자세가 춘풍추상과 같은 것으로 자신에겐 추상과 같이하고, 국민에겐 봄바람처럼 따듯하게 대해야 한다. 이는 검찰·감사원, 청와대 모두 마찬가지다”라면서 “청와대에 있는 사람들은 더 자기 자신에게 추상같이 해야 하니 각 실에 걸어두도록 액자를 보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실 같은 경우는 더욱 엄격해야 하니 추상이란 글자에 세제곱 표시를 해서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도 했다”고 전했다.
액자의 글은 고 신영복 선생이 쓴 글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 글귀는 신영복 선생이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그때 기억을 살려 그 글을 찾아보라고 부속실에 지시했고, 부속실에서 신영복 선생의 더불어 숲 재단에 문의해 재단에서 보관하던 글을 재단 양해를 구해 사본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가 열리는 여민관 소회의실 벽면에도 이 액자를 이날부터 내걸었다. 기존에는 ‘사람이 먼저인 나라다운 나라,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문구의 액자가 걸려 있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장차관 워크숍에서 “여러분이 다 함께 바라봐야 할 대상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장에 고 신영복 선생의 ‘춘풍추상(春風秋霜)' 이란 글이 걸렸다. ‘춘풍추상(春風秋霜)' 밑에는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남을 대하기는 춘풍처럼 관대하고 자기를 지키기는 추상같이 엄격해야 합니다’라고 쓰여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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