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밤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2018.3.1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만간 대북특사를 파견하겠다”고 말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은 “문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부터 30분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한 통화에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 때 논의했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북한 김여정 특사의 답방형식으로 대북특사를 조만간 파견할 계획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며 “양 정상은 향후 진행될 남북 대화의 진전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대북특사 파견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대북특사는 이번달 안으로 파견될 것 같다. 4월 초엔 평창겨울올림픽으로 연기된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될 전망이어서 그전이 특사 파견 적기인 까닭이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대북특사가 북한으로부터 핵·미사일 실험 동결 등 일정한 양보를 받아낸다면 이를 갖고 미국에 한-미 연합훈련 축소와 탐색적 북-미 대화를 설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대북특사로는 지난달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로 방남했을 때 만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거론된다.
두 정상은 한반도 상황을 공유하고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 기간 중 북한의 특사 및 고위급 대표단 방한 결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협의를 가졌으며 양국 정상은 남북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해 이를 한반도 비핵화로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강조해온 북-미대화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유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을 파견해 준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가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가능하게 해주었다”며 감사를 표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이 매우 성공적이고 훌륭하게 치러졌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두 정상의 통화는 지난달 2일 이후 한달 만으로, 북한이 김여정 특사를 통해 문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한 뒤 처음으로 이뤄졌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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