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서 밝혀
홍 “과거 북한에 속았던 전철 밟지 말라”
유 “비핵화 상호 약속·검증·실천 확인해야”
홍 “과거 북한에 속았던 전철 밟지 말라”
유 “비핵화 상호 약속·검증·실천 확인해야”
7일 낮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오찬 회동이 열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는 북한의 핵·미사일 대책으로 “강력한 한미동맹에 기반한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라는 기존 입장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공개 발언에서 “북 핵 문제를 처리해 오면서 30년 동안 북한에 참 많이 속았다”며 “이번에도 평화를 내세워 남북회담을 하고 있지만 이것이 북핵 완성에 시간을 벌어주는 남북 정상회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북핵 완성 단계에 와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한테 불행한 사태가 올 수 있다. 대통령께서 과거에 북한에 속았던 전철은 이번에는 밟지 마시기를 부탁드리러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북한의 ‘위장평화’ 사례 3가지를 거론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2000년 6월 평양 정상회담 뒤 ‘이제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선언했지만, 이튿날부터 김정일 위원장이 핵전쟁을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또 “2007년 노무현 대통령께서 남북정상회담을 했지만 바로 핵실험을 계속했다. 2005년 6자 회담 공동선언문을 보면 북핵 폐기 로드맵까지 다 만들어놓고 또 거짓말을 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도 “북한의 시간벌기용 쇼가 아닌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 대표는 “북측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고 대화 기간 중에는 핵과 미사일 실험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제대로 된 협상 전략을 수립해 비핵화 목표를 꼭 달성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일시적으로 제재와 압박, 군사적 옵션 압박을 피하기 위해 시간벌기용 쇼를 하는 것인지,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실제로 비핵화의 길로 나올 것인지 여부는 협상 과정에서 상호 약속과 검증, 실천을 통해 하나씩 확인이 될 것”이라며 정부의 정교한 협상 전략 수립 필요성을 당부했다. 유 대표는 그러나 “강력한 제재와 압박만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평화적 해법”이라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는 않았다. 그는 “어제 발표문이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문서로 인정하는 결과로 둔갑하면 절대 안 된다”며 북한의 핵무장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원칙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측은 남측을 향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했다’는 3·5 합의에 대해 “황당한 이야기”라며 “한미동맹, 미일동맹 균열을 노리는 이런 믿을 수 없는 말에 정부나 국민이 현혹되면 안 된다”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7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오찬 간담회에 참석,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