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바라카 원전 1호기 건설 완료 행사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왕세제, 공사 관계자 등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바라카/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가 아부다비 서부 지역의 개발 사업에 있어 한국에 최우선적인 권리를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 공식 방문 사흘째인 이날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270㎞ 떨어진 바라카 원전 1호기 완공 기념행사에 참석해 “어제 정상회담에서 무함마드 왕세제가 우리 노동자, 기업, 정부의 노력에 감사하다고 말하며 우리 기술에 전폭적인 신뢰를 표명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바라카 원전 1호기는 한국이 건설하기로 한 총 4기의 원전 가운데 가장 먼저 완공된 것이다. 바라카 원전은 아랍에미리트의 첫번째 원전이자 우리나라의 첫 수출 원전으로 2009년 12월27일 21조원에 수주했다. 2012년 7월 공사를 시작한 뒤 5년10개월 만인 오는 5월에는 핵연료를 장전해 가동에 들어간다. 2020년까지 4기를 모두 준공하면 한국형 원전(APR1400)이 아랍에미리트 전력의 4분의 1인 5600㎿(메가와트)를 생산한다. 문 대통령은 “우리 원전 기술의 우수성과 대한민국의 역량을 직접 눈으로 보니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 1호기 완공을 계기로 아랍에미리트와 인접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고 했다. 그는 “바라카 원전은 공사기간 준수, 안전성, 경제성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고 사막과 고온 등 열악한 환경에도 해외 원전 건설의 새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며 “바라카 원전 성공에 힘입어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를 위해서도 노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다음달 초 한국, 미국, 프랑스 등 5개국 가운데 200억달러(21조6300억원) 규모의 원전 2기를 지을 나라를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원전 모형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바라카 원전 1호기 앞으로 이동할 때는 무함마드 왕세제가 차량(SUV)을 직접 운전하고 문 대통령이 조수석에 앉았다.
문 대통령은 행사 뒤에는 식당으로 이동해, 원전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노동자 200여명과 점심식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영국에서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단계인데 ‘한국’ 하면 기본점수를 부여해준다. 기술력, 안전성, 경제성이나 공기 지킬 능력만큼은 확실하다고 인정들을 해준다”며 “그 일을 이뤄낸 것이 여러분들”이라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무함마드 왕세제의 대통령궁 사저에서 그의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저녁엔 아부다비 국립극장에서 열린 ‘한-아랍에미리트 문화교류 행사’에 참석했다. 아이돌 그룹 에이핑크와 가수 린 등이 공연을 펼쳤다. 청와대 쪽은 “아랍에미리트는 중동의 한류 허브 구실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아부다비 방문에 녹색당은 논평을 내어 “‘탈원전·에너지 전환’ 정책을 선언한 대통령이 핵발전 수출에 뛰어드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행보”라고 비판했다.
아부다비/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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