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 악수하는 장면부터 회담 주요 일정이 생중계된다. 남북정상회담의 주요 일정이 모두 생중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은 18일 판문점 북쪽 지역인 통일각에서 의전·경호·보도 부문 2차 실무회담을 열었다. 회담에 참석한 권혁기 청와대 춘추관장은 브리핑에서 “실무회담에서 양쪽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첫 악수를 하는 순간부터 회담의 주요 일정과 행보를 생방송으로 전세계에 알리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생중계는 지난 5일 1차 실무회담 때 우리 쪽에서 제의했고, 이날 북쪽이 수용했다. 한 회담 참석자는 “북쪽이 흔쾌히 수용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의 만남이 생중계되는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먼저 2000년 6월13일 첫 남북정상회담 당시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손을 맞잡는 장면이 위성을 통해 생방송됐다. 당시 남북은 사전 실무협의에서 이를 위해 분단 사상 처음으로 남북 간 위성통신망을 구성·운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2007년 10월2일 평양 4·25 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는 장면도 실시간으로 전파를 탔다.
권 관장은 “양쪽이 의전·경호, 보도 부문에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다. 보다 세밀한 계획을 만들기 위해 실무회담 또는 실무회담에 준하는 추가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해, 남북이 두 정상의 만남 형식이나 동선, 오찬·만찬, 김정은 위원장 부인 리설주씨 참석 등에 있어 상당한 수준의 의견 접근을 이뤘음을 내비쳤다. 한 회담 참석자는 “세부 일정에 관해서는 조율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생중계를 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전체 일정에 큰 틀의 합의를 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남북 고위급 회담은 추가 실무회담 이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실무회담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15분까지 점심시간 없이 5시간15분 동안 이어졌다. 우리 쪽에서는 지난 1차 실무회담과 같이 김상균 국정원 2차장을 수석대표로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조한기 청와대 의전비서관, 권혁기 춘추관장, 신용욱 경호처장이 참석했다. 북쪽에서는 1차 회담에 참석했던 김창선 수석대표를 비롯해 김병호, 김철규, 마원춘, 신원철, 리현, 로경철 대표에 보도부문 책임자인 김경호 조선노동당 선전부 부부장이 추가로 참석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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