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에서 갓 뽑아낸 평양 옥류관 냉면과 부산 달고기 구이, 스위스식 감자전…’
청와대가 24일 2018 남북정상회담 공식 환영 만찬상에 오르는 술과 음식을 공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27일 정상회담 환영 만찬은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애쓰셨던 분들의 뜻을 담아 준비했다”며 “그분들의 고향과 일터에서 먹을거리를 가져와 정성스러운 손길을 더했다”고 말했다. 판문점 평화의집 3층 만찬장 식탁에는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을 연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 전남 신안 가거도의 민어와 해삼초를 이용한 민어해삼편수, 2007년 2차 정상회담을 한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오리농법 쌀로 지은 밥이 오른다. 여기에 1998년 소떼 방북을 한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의 뜻을 기려 충남 서산목장의 한우를 쓴 숯불구이와 남북 분단의 한을 음악에 녹여낸 고 윤이상 선생의 고향 경남 통영바다의 문어 냉채가 더해진다. 남북 정상을 위한 차림도 마련됐다. 문 대통령 고향인 부산의 달고기 구이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유년 시절을 보낸 스위스의 감자전이다.
평양 옥류관 냉면도 특별히 준비된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만찬 음식으로 옥류관 평양냉면이 좋겠다’고 북쪽에 제안해 북쪽이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원조의 맛을 내려고 평양 옥류관 수석 주방장이 정상회담 당일인 27일 판문점에 온다. 그는 통일각에 설치한 옥류관 제면기에서 직접 면을 뽑는다. 김 대변인은 “통일각에서 갓 뽑아낸 냉면은 만찬장인 평화의 집으로 배달돼 맛을 그대로 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만찬주로는 면천 두견주와 문배주가 선정됐다.
지난 2007년 평양에서 열린 2차 남북 정상회담 때는 두차례의 환영 만찬이 있었다. 북쪽은 자신들이 주최한 만찬에 게사니구이(수육과 비슷한 요리), 잉어뱃살찜, 대동강 숭어국 등을 냈고, 이튿날 남쪽은 영덕게살 죽순채와 완도 전복, 봉평 메밀쌈을 답례로 대접했다. 2000년 1차 정상회담 첫 만찬 식탁에는 북쪽의 고급요리인 메추리 완자탕인 륙륙 날개탕과 칠면조 구이, 생선수정묵 등이 올랐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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