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9일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통화에서 두세 곳으로 후보지를 압축했다”며 “북한이나 미국, 판문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시기와 관련해서도 청와대는 “북-미 정상회담과 그에 앞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당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개최 가능성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28일 밤 9시15분부터 10시30분까지 1시간15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방안들에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시기와 관련해 남북정상회담 성공의 모멘텀(동력)을 유지하려면 북-미 정상회담을 가급적 조속히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에서 연 집회에서 “북한과의 회동이 오는 3~4주 이내에 열릴 것”이라며 5월 내 북-미 회담 개최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5월 중순께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관련해서도 두 정상은 2~3곳으로 후보지를 압축하고 의견을 교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이 각 장소의 장단점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이 먼저 말한 부분도 있다”며 “북한이나 미국, 판문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미 정상은 남-북-미 회담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 실현 목표를 확인한 것은 남북뿐 아니라 전세계에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며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고대하고,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매우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남북 정상의 종전선언 합의에도 공감을 표시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에 거듭거듭 사의를 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잘 통할 것 같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말도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전화를 언제라도 최우선적으로 받겠다’며 긴밀한 한-미 공조가 매우 긴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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