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통일각서 2차 남북 정상회담
김여정 부부장이 문 대통영 영접
북쪽 의장대 20여명 ‘받들어 총’ 사열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헤어지며 포옹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6일 2차 남북 정상회담은 긴급하게 열린 만큼 경호와 의전을 생략한 채 이뤄졌다.
청와대가 공개한 1분13초 짜리 2차 남북 정상회담 동영상을 보면 문 대통령은 은색 벤츠 차량을 타고 판문점 북쪽 지역의 통일각 정문 앞에 도착한다. 통일각은 남북 회담용으로 1985년 8월 완공한 지하 1층, 지상 1층의 1520㎡(약 420평) 크기의 건물이다.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문을 열고 나왔던 건물인 판문각에서는 북쪽으로 100여m 떨어져 있다.
문 대통령이 탄 은색 벤츠 차량은 앞 뒤 각각 두대의 스포츠형 다목적 차량(SUV)의 호위를 받으며 통일각에 들어선다. 차량들은 ‘김일성’이라고 쓰인 비석 앞을 가로지른다. 김일성 비석은 지난해 11월 판문점 북한 병사 탈북 사건 때 무장한 북한 군인 10여명이 황급히 집합했던 장소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 앞에 마중 나온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차에서 내린 문 대통령은 미리 기다리고 있던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의 하차 영접을 받았다.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에게 익숙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문 대통령과 악수했다. 문 대통령이 정문 내부로 이어지는 붉은 카펫을 따라 걷기 시작하자 양쪽으로 도열한 20여명의 북한 의장대가 ‘받들어 총’ 자세를 취했다. 초약식 의장대 사열이 이뤄진 셈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두번째 만남은 통일각 로비에서 이뤄졌다. 지난달 27일 이후 29일 만에 다시 판문점에서 재회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기다리고 서 있던 김 위원장과 악수를 나누며 간단한 말을 주고 받았다. 이어 남북 두 정상은 로비에 걸린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회담은 통일각 1층 회의실에서 이뤄졌다. 두 정상은 백두산 천지를 담은 6폭의 병풍을 배경으로 한 회의실에서 마주 앉았다. 문 대통령의 오른쪽엔 서훈 국정원장이, 김 위원장의 오른쪽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각각 배석했다.
오후 5시께 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나란히 북한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통일각 밖으로 나왔다. 두 정상은 헤어지기 전 문 대통령의 차 앞에서 3차례 어깨를 맞바꿔가며 포옹을 했다. 동영상으로만 보면 웃음을 띠며 밝은 표정을 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더욱 적극적으로 당겨 안는 듯한 모습이이다. 포옹 뒤 두 정상은 악수를 나누며 작별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2차 남북정상회담 현장
[화보] 다시 만난 남북 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