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창 수석 “극적인 상황 한가운데서 일해 행운”
반장식 수석 “짐 남겨 두고 가게 돼 대단히 죄송”
홍장표 수석 “학자 때 주장 주요 정책 자리잡아 영광”
장하성 정책실장 “새로운 동력 만들고 떠나는 것”
청와대 여민1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 회의/2018.06.18 /청와대사진기자단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과 홍장표 경제수석,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등 청와대 인사 개편으로 물러나게 된 3명의 수석이 27일 청와대 회의에서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정책실 소속 두명의 수석을 떠나보낸 장하성 정책실장은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정체성과 방향을 흔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자기 방식대로 해석하고자하지만 여러분들이 결코 책임지고 떠나는 게 아니다. 새로운 동력을 만들고 떠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침 현안점검회의 때 어제 인사 발표로 떠난 세 수석님의 이임 말씀이 있었다”며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유쾌했고, 요즘 말로 쿨했다. 떠나는 사람이나 보내는 사람이나 모두 새롭게 결의를 다지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회의 들머리에 임종석 비서실장은 “떠나시는 분들 먼저 한말씀 하시겠어요? 아님 회의 마친 담에 하겠습니까?”라고 운을 뗐다. 이에 홍장표 경제수석은 “아휴, 그동안 회의는 충분히 했습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임 실장이 “그러면 반장식 수석님부터 하시겠습니까?”라고 반 수석을 지목하자 그는 “서열이 있는데 사회혁신수석부터 하시라”고 답했다. 이에 하 수석은 “지난 1년 동안 한번도 서열을 안따졌는데 떠날 때가 되니 서열 따지네요”라고 농담을 건넸다.
하 수석은 “지난 1년 동안 극적인 상황이 많이 벌어졌다. 그 한가운데서 일했고 경험하게 된 게 행운이었다. 너무 즐겁고 좋았다”며 “이런 기회 준 대통령님께 감사 드린다. 나가서도 보답되는 일을 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반 수석은 “어제 일자리수석실 동료들과 모처럼 술자리를 가졌다. 좀더 자주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지난 10년간 최저임금, 비정규직 정규직화, 노동시간 단축 등 그러나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말만 많았지 착수를 못하다가 이번 정부에서야 착수를 했다”며 “또 소방 경찰 사회복지 분야도 도 늘 과로에 시달리고 서비스는 안되는 문제점 있었는데 지난 1년 동안 그 개선에 착수했다. 그 부분이 보람 있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국민들의 삶이 달라지는걸 체감하는 게 중요한데 그 짐을 남겨두고 가게 돼 대단히 죄송하다”며 “제가 회의 때 좀 졸립게 보고를 해왔는데 늘 경청해줘 고맙다”고 웃었다.
홍 수석은 “지난 1년 정부 경제 대전환이 일어났다”며 “학자로서 주장한 정책이 주요 정책으로 자리잡아 무한 영광이다. 그동안 입이 있어도 말하기가 조심스러웠는데 이제 재갈이 풀렸다. 앞으로는 자유롭게 주장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떠나는 수석들에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그동안 한가족처럼 일했고 정이 많이 들었다. 모임을 만들어서 계속 연락하고 지내자”며 “저에 비하면 여러분들은 창창한 나이다. 일흔 넘어 청와대에 다시 들어올 날이 있을테니, 그동안 몸 관리 잘하라”고 덕덤을 건넸다.
이번 청와대 인사에서 정책실 소속 3명의 수석 가운데 두명을 떠나보내게 된 장하성 정책실장은 다소 비장했다고 했다. 그는 한동안 말을 하다 한참만에 입을 얼여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정부 정책의 부침이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는 통 비서로 들어왔다. 국민의 비서다”라며 “앞이 캄캄한 상황에서 촛불이 이 정권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그는 “훗날 역사가 국민의 힘으로 만든 정부가 세상을 바꿨다는 결과를 역사가 기록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정체성과 방향을 흔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자기 방식대로 해석하고자하지만 여러분들이 결코 책임지고 떠나는 게 아니다. 새로운 동력을 만들고 떠나는 것이다.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고 새로운 추진력을 만들어가는 것이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떠나는 분과 보내는 분들의 말씀이 끝난 뒤 세분이 모두 현안점검회의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박수를 받으며 회의실을 떠났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