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일 대북 특사 파견을 앞두고 “지금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국회에 거듭 4·27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를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지금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다.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5명의 대북 특사를 당일 일정으로 평양에 보낸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가는 것이므로 정부는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면밀히 살피고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국회가 초당적으로 판문점 선언을 뒷받침해 준다면 한반도 평화를 진척시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여야 원내대표 초청 오찬 때도 “다음달에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는데 지난번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해 국회에서 비준 동의를 해주신다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때 훨씬 더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4.27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를 평양회담 이전에 해준다면 남북 국회 회담을 추진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거듭 국회의 비준 동의를 요청한 것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남북 합의의 근본이 흔들린 악순환을 제도적으로 막는 한편 북-미 관계가 교착 상태인 가운데 열리는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신뢰를 높이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북 특사단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조기 방북과 북-미 간 비핵화 대화의 진전을 위한 마중물 역할도 충실히 해달라”며 “문 대통령의 가을 평양 방문 일정을 확정하고 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임 실장은 “특사단이 우리 스스로 새로운 조건과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간절함을 안고 간다”면서 “냉엄한 외교 현실의 세계에서 미국의 전략적 인내와 동의없이 시대사적 전환을 이룬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전례없이 강력하고 긴밀하게 미국과 소통하고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특사단을 많이 응원해달라”고 덧붙였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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