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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위기의 북미 다시 마주앉게 한 ‘평화 협상가’

등록 2018-09-20 21:55수정 2018-09-21 15:03

북미 교착에 남북회담 속도
비핵화 약소 평양선언 끌어내
미국에 대화 재개할 명분 줘

5월 북미회담 어긋날 위기때도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중재역

남북관계 불가역적 평화 만들
적대해소 구체 방안까지 합의
문 대통령, 종전선언도 이끌까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삼지연초대소를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삼지연초대소를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사그라들던 북-미 대화의 불씨를 되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행정부는 정상회담 결과를 반기며 북-미 대화 재개를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김 위원장과의 ‘판문점 깜짝회담’으로 탈선할 뻔했던 북-미 정상회담을 궤도에 올려놓은 데 이어, 이번에도 북-미 협상의 촉진자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했던 ‘수석 협상가’로서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9월 평양공동선언’에 관해 “북한, 한국에서 아주 좋은 소식이 있다. 우리는 북한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뉴욕 유엔총회에서 만날 뜻을 전하며 오스트리아 빈에서도 북-미 간 실무 대화를 시작한다는 뜻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평양공동선언 5조에서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유관국 참관 아래 북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영구 폐기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할 경우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등 추가 조치 이행 등을 합의에 담았다. 문 대통령은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 발언도 끌어냈다. 비핵화에 관한 김 위원장의 첫 육성 다짐이었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가 삐걱거리는 조짐을 보이자 애초 ‘가을’로만 돼 있던 남북정상회담을 9월 중순으로 앞당겼다.

2박 3일간의 방북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귀환 직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내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대국민 보고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2박 3일간의 방북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귀환 직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내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대국민 보고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둘러싼 이견으로 교착상태에 놓여 있던 북-미 대화가 문 대통령의 방북으로 뚫린 셈이다. 문 대통령은 18일 방북길에 오르기 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번 방북으로 북-미 대화가 재개되기만 한다면 그 자체가 큰 의미”라고 말한 바 있다. 방북 전날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비핵화라는 무거운 의제가 정상회담을 누르고 있다. (비핵화 의제로 인해) 이번 정상회담은 매우 조심스럽고, 어렵고, 어떤 낙관적 전망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만큼 비핵화와 북-미 대화 중재는 난제였던 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에도 김 위원장과의 깜짝 정상회담을 통해 좌초할 뻔했던 북-미 정상회담을 건져올렸다. 문 대통령은 5월24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통보하자 이틀 뒤인 26일 통일각에서 김 위원장과 두번째 정상회담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렸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문 대통령이 평양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앞당겨 치르면서 꺼질 것 같던 북-미 대화의 불씨를 살려냈다. 5월에 이어 벌써 두번째다”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매우 훌륭한 ‘중재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정철 숭실대 교수는 “중재가 성공적이라는 것을 넘어섰다.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을 얘기한 것 아니냐”며 “(평양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문 대통령의 역할이) 엄청나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돌파구’를 마련한 중재자 역할을 했지만, 동시에 김 위원장과 함께 남북의 7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한반도의 ‘불가역적인 평화’를 촉진한 점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남북이 합의한 군사합의서에는 “쌍방은 어떤 경우에도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명시됐다. 또 제재 해제 국면에 대비한 경제협력 기반 조성,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설치 등 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 교류를 이어가기로 했다. 탄탄한 남북 관계를 바탕으로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9월 평양공동선언 전문) 아래 북-미 관계 역시 견인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평양공동선언은 남북 관계 진전이 북-미 관계를 진전시키는 데 밑받침이 될 수 있다는 걸 방증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23일 미국 뉴욕으로 출발해 24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조기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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