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 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청와대 제공
유럽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이하 현지시각) “우리는 분단과 대결을 평화를 통해 번영으로 부활시킬 것”이라며 “교황청과 북한의 교류도 더욱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로마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2018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국민의 여정에서 교황 성하의 기도와 축복은 큰 격려와 희망이 됐다”는 내용의 글을 특별 기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27 남북 정상회담 이틀 뒤 “남북 지도자들의 용기 있는 결단을 지지한다”고 하고, 6월 북-미 정상회담 직전에는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로운 미래를 보장하길 바란다”고 말하는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한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 화해와 평화를 위한 ‘만남의 외교’를 강조하신 교황 성하의 메시지를 항상 기억했다”며 “가톨릭은 포용을 추구하는 한반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 초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에게 ‘교황 방북’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초청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청와대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아셈·ASEM)에 참석하기 위해 벨기에를 방문하는 문 대통령이 오는 19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쁘라윳 짠오차 타이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영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설명하면서,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역적인 상태에 이르면 유엔 차원의 제재 완화 조처를 해달라고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서면 유엔 제재 완화를 통해 비핵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제재 완화 공론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로마/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