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협력위원회 축사에서 “아프다고 진실 외면할 수 없어”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한일 양국이 역지 사지의 자세로 정의와 원칙을 바로 세운다면 마음을 터놓는 진정한 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한일/일한 협력위원회 합동 총회’ 서면 축사에서 “식민지 시대는 한일 모두에게 아픈 과거이지만, 아프다고 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속가능하고 견고한 한-일 관계를 위해서도 우리는 진실을 마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일/일한 협력위원회’는 1969년 양국이 정치·경제·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협력을 논의하려고 발족한 민간기구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와 동북아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오랜 갈등을 종식시키고 평화와 화합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며 “한-일 관계도 양자 차원을 넘어 더 큰 단계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지난달 말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노역피해자 배상 판결 뒤 한-일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나온 것으로 과거사를 직시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점을 일본 정부에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싱가포르 아세안+3 정상회의와 파푸아뉴기니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중국,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했지만, 일본과는 양자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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