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연설서 “군사적 긴장완화 북-미 협상 진전에 기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각)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려 싱가포르 합의의 구체적인 이행조치들이 신속하게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개막식과 리트리트 연설에서 “남북 사이에서는 군사적 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없애기 위한 실천적 조치를 이행하고 있고, 군사적 긴장완화가 미-북 간의 비핵화 협상의 진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세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는 평화를 열어가고 있다”며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 평화의 기반이 되고 세계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협력하는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 구상’을 언급하며 “핵 없는 한반도가 다리가 되어 대륙과 해양 사이에 자유롭게 사람과 물류가 오갈 때 공동 번영은 우리 앞에 현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사람중심 경제와 포용성장이 이번 G20 정상회담 주제인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미래’와 일맥상통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사람이 먼저다는 나의 정치 슬로건이고 오래된 정치철학”이라며 “사람중심 경제가 뿌리내리면 성장의 혜택을 골고루 나누는 포용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G20이 10년 전 출범 정신에 맞게 다자무역과 개방적인 지역주의 원칙을 지켜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체계를 뒷받침하고 세계경제 성장을 이끄는 기본 정신은 다자주의로, 이는 평화를 만드는 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오전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역사기념공원을 찾아 아르헨티나 민주화운동 당시 희생된 이들의 모임인 5월 광장 어머니회 회원들을 위로했다. 그는 “한국에도 군부 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희생된 분들의 어머니 모임이 있다. 정말 가슴이 아프다”면서 이들에게 나비 브로치를 달아주고 한국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어머니들이 준비한 사진과 수건, 부채를 선물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열린 2018 G20 정상회의 세션 1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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