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한국시각)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떠나 국빈방문국인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향하는 공군1호기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 전용기/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지고, 남북 평화가 이뤄진다면 모든 국민들이 정말 쌍수로 환영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강하게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다음 방문지인 뉴질랜드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 위원장의 답방은 그 자체로 세계에 보내는 평화의 메시지와 비핵화, 남북 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를 모두 다 담고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이 기내 간담회를 한 것은 지난해 6월 미국 워싱턴과 같은해 9월 뉴욕 유엔총회 이후 세번째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70년 만에 이뤄진 엄청난 역사적인 사변이듯 북한 지도자가 서울을 방문한 적은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답방에서) 좀 더 알찬 내용들이 담길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우선은 답방 자체가 이뤄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해달라고 한 발언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 답방을 하면 ‘내가 아주 우호적인 생각을 갖고 있고, 김 위원장을 좋아하며, 그런 만큼 당신과 함께 남은 합의를 마저 이행하길 바란다. 또 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내가 이뤄주겠다’는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당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비핵화를 제대로 하면 그들이 원하는 안전 보장이나 경제발전을 위한 여러 도움들을 줄 수 있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한-미 정상회담 뒤 여건이 조성된 만큼 김 위원장에게 연내에 조속히 서울 답방을 결단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전날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답방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공동의 노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문 대통령은 답방할 경우 김 위원장의 안전이나 극보수 단체의 반대 등에 관해서도 북한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다. 그는 “북한에 가장 신경 쓸 부분이 경호라든지 안전 문제일텐데, 그 부분들은 우리가 철저하게 보장을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혹시라도 교통 등 국민들께 불편을 초래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국민들께서 조금 양해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김 위원장의 답방을 두고 국론 분열이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진보·보수가 따로 있고, 여야가 따로 있겠느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연내 답방 성사 여부는 “김 위원장의 결단에 달려 있는 문제”라며 “좀 더 지켜봐야지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 전용기/성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