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보좌관 회의 “고강도 쇄신책 마련”
유치원 3법 연내 국회 처리 촉구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해선 언급 안해
유치원 3법 연내 국회 처리 촉구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해선 언급 안해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최근 잇따른 고속전철(KTX) 사고에 관해 “참으로 국민께 송구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지난 8일 강릉선 KTX 사고는 우리 일상이 과연 안전하냐는 근본적인 불신을 국민에게 줬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코레일은 지난 한 달 동안 7건의 KTX 사고를 비롯해 10건가량의 사고가 났다. 문 대통령은 “천만다행으로 저속상태에서 인명 피해가 없었지만,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였다”면서 “우리의 교통 인프라가 해외에 진출하고 있고, 더욱 활발한 진출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마당에 민망한 일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는 최근 남북 철도 공동조사가 이뤄지는 중에 사고가 일어났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고강도의 사고 방지 대책을 지시했다. 그는 “국토부는 이번 사고뿐만 아니라 최근 크고 작은 철도 사고가 잇따른 사실을 중시해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 위한 분명한 쇄신 대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면서 “혹시라도 승객의 안전보다 기관의 이윤과 성과를 앞세운 결과가 아닌지도 철저히 살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KTX 강릉선은 개통된 지 일 년밖에 되지 않은 만큼, 노후 시설뿐만 아니라 신설 시설까지도 안전점검을 다시 해보아야 할 것”이라며 “철도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고강도의 대책을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 이견 탓에 법 통과가 미뤄지고 있는 유치원 3법의 연내 통과도 촉구했다. 그는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 3법도 해를 넘기지 말고 처리돼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들, 유치원 교사들 모두 안심할 수 있도록 유종의 미를 거두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기초연금법과 아동수당법 등 세출 관련 법안 △데이터 경제 3법 △의료기기 산업법 등 지난달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합의한 후속 법안의 조속한 통과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국회를 통과한 2019년도 예산안에 관해서는 “법정 시한을 넘겼지만 늦게라도 통과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새해 예산안에는 사회 안전망 확충, 경제 활력과 역동성 제고 등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라는 정부의 국정 철학이 담겼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자리 창출, 하위 소득 계층 지원 사업과 같이 시급을 요하는 사업들은 조기 집행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주기 바란다”면서 “경기 상황과 미래 경제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큰 만큼 △미래 원천 기술 등의 연구 개발 △플랫폼 경제 기반 투자 △8대 혁신 선도 분야 △혁신 창업 활성화 등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예산도 조속히 집행해야 한다”고 속도감을 강조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예산안을 합의하면서 처리하지 않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은 채 “정부와 여야 간 소통과 협력으로 협치의 좋은 성과를 보여준 국회에 감사드린다”고만 했다.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는 그간 문 대통령의 외국 순방 등으로 10월29일 이후 6주만에 열렸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수보회의는 지난 10월 29일 이후 6주 만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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