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노영민 새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경제계 인사와의 접촉면을 늘려달라고 주문했다. 2기 청와대의 급선무로 경제 활력 회복을 상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8일 저녁 6시께 청와대 집무실로 인사를 하러 찾아온 노 실장에게 “노 실장은 국회 산자위원장(산업통상자원위원장) 출신으로 산업계와 교류를 많이 해본 경험도 있고, 각종 정책에 밝으니 역할을 많이 해달라”며 “정책실장뿐 아니라 비서실장도 경제계 인사를 만나는 것이 해야 할 일이다. 과거처럼 음습하다면 모를까 지금 정부에서는 당당하고 투명하게 만나달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신임 비서실장에게도 경제 활력 회복에 힘을 보태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10일 새해 기자회견에서도 경제와 사회안전망을 핵심 주제로 다룰 예정이다.
이에 노 실장은 “시간이 지나도 ‘이런 산업 정책은 문재인 정부에서 만든 것이다’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도록 최소한 2~3개 산업에 관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기틀을 만들어야 한다”며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 산업의 동향을 설명하고 이에 관한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 실장은 3선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산자위에서 활동했고, 산자위 위원장도 지냈다. 그는 2008년 김진표 의원과 반도체, 미래형자동차, 바이오, 로봇 등 미래 혁신산업을 지원하는 국회신성장산업포럼을 꾸리고 2015년까지 대표를 지냈다. 반도체 산업에 관심이 많아 2008년엔 ‘반도체의 날’ 지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노 실장은 임기 첫날인 9일 오전 주요 수석과 비서관이 참석한 현안점검회의를 처음 주재했다. 노 실장은 “제가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 비서실장직을 수행하는데 걱정이 많다. 어젯밤도 잠을 설쳐 3시간 밖에 자지 못했다. 중국에서도 비서실장 내정 소식을 듣고 3~4시간밖에 못 잤다”라며 “많이 도와달라.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해 가겠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현안 점검 회의 논의가 1시간가량 열띠고 진지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신일철주금 압류 문제와 심석희 선수 폭행 사건 문제, 연간고용동향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
이후 노 실장은 비서동인 여민관을 모두 돌며 400여명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노 실장을 수행한 한 행정관은 “여민관에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계단을 통해 걸어 다녔다. 만보 행군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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