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울산 남구 ㈜덕양 3공장을 방문해 김기철 사장으로부터 수소생산 및 정제, 압축 등의 설명을 들으며 공장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울산/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수소 경제를 위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2030년까지 수소차와 연료전지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울산시청에서 열린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행사 연설에서 “수소 경제는 에너지원을 석탄과 석유에서 수소로 바꾸는 산업 구조의 혁명적 변화”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의 울산 방문은 지역경제 투어의 하나로 지난해 10월 말 전북 군산, 11월 경북 포항, 12월 창원에 이어 4번째다.
문 대통령은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활용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해낼 것이다. 수소 경제는 다시 우리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줄 것”이라며 “우리로서는 국가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수소경제는 데이터, 인공지능(AI) 분야와 함께 혁신 상장의 3대 전략 투자분야 가운데 한 축이다.
그는 “지금까지 누적 1조원 수준인 수소경제 효과는 2022년 16조원, 2030년 25조원으로 규모가 커지고, 고용유발인원은 지금까지 1만명 수준에서 2022년 10만명, 2030년 2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완성차 업체는 물론 연관 기업, 연구개발 인재들에게도 새로운 먹거리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나서 수소 경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공급 측면에서는 핵심 기술과 원천 기술을 국산화하고 상용화하도록 돕겠다”며 “수소 생산, 저장, 운송 방식을 다양화하고 비용을 낮추겠다”고 했다. 그는 △수소 승용차와 버스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택시와 트럭으로 확대하고 △수소버스 보급을 2022년까지 2천대로 늘리며 △수소차 충전소를 올해 86개, 2022년까지는 310개로 확충하겠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울산은 1억4천만 배럴의 액체화물 저장시설과 12만㎥의 압축가스 저장시설을 보유하고, 세계 최초의 수소 상용차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등 세계적인 수소 경제 선도 도시가 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성공 유전자(DNA)를 보유한 울산이 경제 성장판을 다시 열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울산시청 2층 대회의장 복도에 마련된 수소 활용 모빌리티 전시 부스에를 둘러 보며 “요즘 현대차, 특히 수소차 부분은 내가 아주 홍보모델이다”고 웃으며 말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 방문 때 수소 충전소를 방문해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인 ‘투싼'을 운행하는 택시기사의 충전 모습을 살펴봤고, 같은해 2월에는 현대차의 신형 수소 자율차량인 넥쏘를 시승했다. 문 대통령은 전국 최대 수소생산 공장인 덕양 3공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점심은 지역 경제인들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수소 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정부는 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기존 주력 산업을 발전시켜야 함은 말할 것도 없고, 새로운 산업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울산 외곽순환도로 건설과 공공병원 건립 등은 모두 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것인데 예비타당성 조사 때문에 늦어지거나 미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면제 방법을 생각해봐야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산은 변호사시절 대형 노동사건 변론을 많이 해 여기저기 향수가 느껴지는 곳이 많다. 양산도 이웃해 있다”면서 울산과의 인연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950년대 부터 옹기를 생산하기 시작해 현재 전국 옹기 생산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외고산 옹기마을을 둘러봤다. 그는 방명록에 ‘전통문화가 우리의 경쟁력입니다’라고 썼다. 고민정 부대변인은 “ 미래 산업 뿐아니라 전통도 함께 아울러야한다는 의미에서 외고산 옹기마을을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부터 규제샌드박스 제도(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시켜주는 제도)가 시행된다”면서 “책상 속에 넣어 두었던 혁신을 모두 꺼내 주시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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