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관저에 머물러 업무 보는 것과 차원달라”
박근혜 전 대통령 직무 행태들며 자유한국당 직공
“정치적 상식 도의 맞지 않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
‘허무맹랑’, ‘통계왜곡의 전형’…강하게 비판
박근혜 전 대통령 직무 행태들며 자유한국당 직공
“정치적 상식 도의 맞지 않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
‘허무맹랑’, ‘통계왜곡의 전형’…강하게 비판
청와대가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160일이 공식 일정이 없는 날”이라고 한 자유한국당의 대통령 일정 분석에 관해 “정치적 주장을 위한 사실 왜곡과 자의적 해석”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청와대는 “정치적 상식과 도의에 맞지 않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자 공당의 연구소(여의도연구원)이 가짜뉴스의 생산지가 된 꼴”이라며 분명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논평에서 “자유한국당 부설 여의도연구원이 내놓은 대통령 일정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은 사실 왜곡에 기초해 국가 원수와 행정 수번의 일정까지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행위”라며 이렇게 밝혔다. 전날 여의도 연구원과 박성중 의원은 2017년 5월10일부터 지난해 12월31일까지 601일 동안 청와대 홈페이지에 공개된 문 대통령의 공식 일정을 분석했다면서 “이 가운데 160일(26.6%)이 공식 일정이 없음으로 나타났고, 1800끼 식사 가운데 공개 일정으로 잡힌 식사 회동은 100회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또 공개일정 2144건 가운데 1181건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여민관에서 이뤄졌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국민 현장보다는 ‘내 집’에서 일 보기를 좋아하는 ‘방콕 대통령’이자 혼자 식사하기를 좋아하는 ‘혼밥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청와대는 5쪽 짜리 팩트 체크 자료를 내어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사안별로 반박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공식 일정이 없는 날이 160일이라는 주장에 “여의도 연구원이 주장한 날을 구체적으로 살피면 순방 중 이동일, 명절, 토·일요일이 포함돼 있다”면서 “휴일에 공식 일정이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야당은 대통령은 휴식도 없이 일하라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청와대는 취임 뒤 주말, 공휴일은 198일이었고, 이 가운데 대통령 일정이 있는 날은 81일로 무려 40%에 달했으며, 세 번의 명절 기간(11일) 중 8일은 대통령 일정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조금만 살펴보면 사실확인을 할 수 있음에도 ‘160일 공식 일정 없는 날’, ‘깜깜’이라는 주장은 통계를 왜곡하겠다는 의도 이상, 이하도 아니다”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전체 일정의 55%가 여민관에서 이뤄졌다는 주장에는 “여민관은 대통령의 공식 집무실로 여민관 일정이 많다는 것은 집무실 일정이 많다는 것인데 이는 너무나 당연하다.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업무를 하지 않으면 어디서 봐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특히 “이전 정부에서 출근도 하지 않고, 온종일 관저에 머물러 업무를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업무행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경제 일정보다 북한 일정이 많았다는 주장도 논박했다. 청와대는 “자유한국당은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일정을 세부 일정으로 나눈 것으로 통계 왜곡의 전형을 보여주는 일종의 ‘일정 쪼개기’라면서 “남북 정상회담 5일 일정을 수많은 경제 일정과 단순 비교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1, 2차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과 평양 정상회담 등 5일 동안 있었던 도보다리 차담, 오찬, 만찬 등 여러 세부 일정을 33건으로 과대 계산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수석보좌관 회의 등 회의에서 경제 문제를 안건으로 다루는 간접적 일정을 빼더라도 2017년과 2018년 직접적인 경제·일자리 관련 일정만 해도 50여회에 이르며, 올해 1월에만 해도 스타트업 지원 기업 현장 방문과 대, 중소기업인 대화 등 6일이 경제 관련 일정이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대통령 일정에 가장 많이 참석한 장관이었다는 주장 역시 “강 장관 배석 일정이 많은 것은 국외 순방 세부 일정을 모두 포함한 부적절한 분석 탓”이라며 “(이런 계산 방식대로라면)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일정에 110여 회 참석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식사 회동이 조찬 1회, 오찬 65회, 만찬 34회 등 100회에 그쳤다는 주장에 관해서도 “사실 관계가 틀렸고, 세부 내용을 제대로 모르면서 단순 집계한 것에 불과하다”며 “오찬을 겸하는 총리와의 주례회동만 총 50회 가까이 된다”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아울러 ‘공개일정의 82.2%가 참석자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자유한국당 주장에 대해서는 “여기에는 모두가 참석자를 알 수 있는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 국무회의 등이 포함돼 있다”며 “하나만 알고 열은 모르는 무지한 주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는 “이미 2017년 △내부 보고는 보고자나 상세 내용을 공개하지 않으며 △청와대 보고는 실 단위로 공개하고 △정부 보고는 ‘현안 관련 내각보고’로 한다는 참석자 공개 원칙을 밝혔다”며 “자유한국당이 문 대통령의 북악산행과 한-미 공동기자회견 등 언론이 현장을 취재한 공개 일정까지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미세먼지 관련 회의가 단 1건이었다는 주장에 관해서도 “현장 방문과 내·외부 점검 회의 등이 10회 가까이 되고, 공개·비공개 업무지시도 10회 이상”이라고 밝혔다. 제1 야당 단독 회동이 단 1차례에 그쳤다는 주장 역시 “야당 지도부를 포함한 대화 일정이 2017년 3회, 2018년 4회 등 총 7회였다”고 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청와대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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