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낮 청와대에서 7대 종단 지도자들과 오찬을 하기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북 제재 완화에 대비해 금강산 신계사 템플 스테이 사업이나 평양 장충성당 복원 작업에 정부 부처가 적극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원행 조계총 총무원장, 이홍정 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 총무,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이정희 천도교 교령, 박우균 민족 종교협의회장, 김영근 성균관장 등 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제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이행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이 종교계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2017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낮 청와대에서 7대 종단 지도자들과 오찬을 함께하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도종환 문체부 장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 조계종 원행 총무원장, 민족종교협의회 박우균 회장, 문 대통령,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 천도교 이정희 교령,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 성균관 김영근 관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종교 지도자들에게 올해 3·1 운동 100돌을 맞아 국민 통합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1차 남북 정상회담이 아직 1년이 안 지났는데 그 사이 엄청난 진도를 이루고 있고 앞으로도 그 진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제일 큰 걸림돌은 우리 내부가 한마음이 된다면 좀 어려움이 있더라도 돌파해 나가면서 같이 감당하면 되는 건데 남쪽 내부에 남남갈등이 있으니까 쉽지 않은 것이다. 종교계가 국민통합 면에서 조금 더 역할을 해 주셔겠다는 당부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우리 선조들이 꿈꾸었던 나라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이다. 국민 모두 골고루 잘살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나라다”며 “국민과 함께 이 꿈을 꼭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종교계가 추진하는 남북 교류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각 부처에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원행 총무원장이 건의한 금강산 신계사 템플스테이 사업에 관해 “남북 경제협력이 시작된다면 가장 먼저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금강산 관광인데 금강산 관광이 과거 방식과 규모로 시작하기 전에 신계사 템플스테이 사업이 이뤄진다면 금강산 관광 길을 먼저 여는 의미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활성화할 수 있도록 조계종에 대한 뒷받침은 물론 북쪽하고 협의하는 것까지도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3·1절 정오에 전국 종교 시설에서 시간에 맞춰 일제히 타종이 거행될 것이라고 들었는데, 큰 기념이 될 것 같다”며 “종교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국민 모두 100주년을 더욱 뜻깊게 기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 유일의 장충성당에 벽이 가고 있어 복원이 필요하다”는 김희중 대주교의 말엔 “장충성당 복원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지만, 나중에 언젠가 교황께서 방북하게 될 때도 일정, 프로그램 속에 포함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문체부에서 적극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민간교류 행사에 다녀온 원행 스님이 해금강 일출을 보고 왔다고 하자 “남북한 국민들이 함께 보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지난번 백두산 천지에 갔을 때 (날씨가 좋아) 북에서도 기적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바티칸에서 오찬에 초청받은 것을 알고 교황과 파롤린 추기경이 대통령께 안부를 전해달라고 했다”며 교황청 대사관에서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에게 보내는 편지를 전달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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