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친일 세력을 청산하고 독립운동 세력을 한국 사회의 축으로 삼아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문 대통령은 3·1절을 사흘 앞둔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친일을 청산하고 독립운동을 제대로 예우하는 것이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정의로운 나라로 가는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자신이 정치하는 이유에 관해 “대한민국의 주류를 교체하기 위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문 대통령은 유관순 열사에게 국가 유공자 1등급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추서를 한 것에 관해 “유관순 열사는 3·1 독립운동의 상징이다. 유 열사가 3·1 독립운동의 표상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1등급 훈장 추서 자격이 있다”며 “유 열사 추서가 3·1 독립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청와대나 정부 공공청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연 것은 전·현직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안중근 의사 가묘에서 반드시 유해를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새겼다”며 안 의사 유해 발굴 사업을 재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북, 혹은 남북중이 함께 공동 유해발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더 의의가 클 뿐만 아니라 성공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남북은 공동으로 안 의사 유해발굴 작업을 벌였지만 유해를 찾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통령 직속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3·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일이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의 토대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남북이 함께 지닌 독립운동의 역사를 바탕으로 남북 교류 사업의 토대를 마련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뒤 전개될 한반도와 동아시아 질서 재편에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구실을 해야 한다는 ‘신한반도체제’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도 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스스로 그 변화를 주도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라며 “우리는 더는 역사의 변방이 아니다. 새로운 100년을 다짐하고 열어갈 역량이 우리 안에 있다는 자긍심과 자신감으로 새로운 시대를 함께 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효창공원에 있는 안중근 의사 가묘와 김구 선생, 3의사(이봉창·윤봉길·백정기), 임정 요원 묘역에 참배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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