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4일 해외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항쟁을 이끈 독립유공자를 발굴하고 후손을 찾아 제대로 예우하는 일은 국가의 책무이자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일”이라며 “마지막 한 분의 독립유공자까지 찾아내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호주, 캐나나, 영국, 브라질 등 국외에 거주하는 65명의 독립운동유공자 후손을 초청해 점심을 함께한 자리에서 “독립유공자들의 희생과 헌신이 대한민국의 뿌리라는 것을 되새기며 커다란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독립유공자 후손, 여러분의 이야기가 곧 대한민국의 역사이자 오늘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는 자유와 독립, 정의와 평화의 역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가 앞으로 좀 발전해서 남북이 함께 협력해 나간다면 우리가 독립 운동가들을 더 많이 발굴하고 후손들을 찾아서 대접하고 하는 일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더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주 먼 여러 나라에서 이렇게 흩어져서 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이 겪어야 했던 여러 가지 고생들을 말해 주고 있지 않은가 싶다. 과거 우리나라에는 ‘친일을 하면 3대가 떵떵거리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 그런 말이 있었다”며 “친일한 사람들은 당대에 떵떵거릴 수 있었고, 또 자식들을 잘 교육시키고, 유학도 보내고 그렇게 해서 해방 후에도 후손들이 잘살 수 있었던 반면에,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은 가족들을 제대로 돌봐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정말 뿔뿔이 흩어지다시피 한 가족들도 있고, 자식들을 제대로 교육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식들까지도 오랜 세월 고생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런 것을 바로잡는 것이 해방된 조국이 해야 될 일인데, 과거 우리 역대 정부가 그런 점에서 부족한 점들이 있었다”며 “반성하면서 우리가 독립 운동가를 최대한 발굴해내고, 또 그 후손들을 제대로 모시려고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 선조들의 만세운동은 민족의 독립과 함께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를 향한 거대한 항쟁이었다”며 “정부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독립유공자들의 뜻과 정신이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 함께 잘사는 나라로 열매 맺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4월11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때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 건립을 선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외에 산재한 독립운동 유적을 발굴 보존하겠다고 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 미국 등 국외의 독립운동 사적지 복원과 보존, 관리에도 더욱 힘쓰겠다”며 3월 안에 △러시아 연해주 최재형 선생 전시관 개관 △중국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 재개관 △충칭 임시정부 광복군 총사령부 건물 복원 준공 △미국 필라델피아 서재필 기념관 새 단장 등을 언급했다. 오찬에 참석한 영국인 베델 선생의 손녀 수잔 제인 블랙씨는 베델 선생의 유품을 국가 보훈처에 기증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