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2일 오전(현지시각) 누르술탄 조국수호자비에서 술타노프 누르술탄 시장과 함께 식수를 마친 뒤 물을 주고 있다. 누르술탄/연합뉴스
카자흐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은 한반도 비핵화에 큰 영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중앙아시아 3개국 중 마지막 순방국인 카자흐스탄의 수도 누르술탄에서 연 정상회담에서 “카자흐스탄은 자발적 비핵화로 경제성장을 이룬 경험이 있다. 한반도 비핵화가 완료될 때까지 많은 지혜를 나눠주길 바란다”며 이렇게 말했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12월 소련 연방이 붕괴할 때 전략 핵탄두 1410개, 대륙간탄도미사일 104기 등을 보유해 세계 4위 핵강국이 됐지만 1995년 자발적으로 전술·전략 핵무기와 무기용 우라늄 등을 제거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경제성장을 이뤘다. ‘카자흐 모델’은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뒤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촉진해야 하는 문 대통령에게 참고 모델로 거론돼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핵무기 개발 과정이나 지정학적 여건 등이 (카자흐스탄과) 상이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평균 경제성장률이 핵 포기 전 ‘마이너스 9%’에서 핵 포기 뒤 5년 동안 평균 ‘플러스 5%’가 됐다는 점은 우리가 의미를 둘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토카예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자발적 비핵화를 결정한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과도 만찬을 하며 비핵화 방안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2008년 1월 북한에 자국의 자발적 핵포기 성공사례를 따를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7박8일 동안의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23일 귀국한다. 청와대는 “순방에서 24개 프로젝트, 130억달러(약 14조8천억원) 규모의 수주 지원 활동을 폈고,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서 152억달러 규모의 협력 사업을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누르술탄/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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