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군 장성 진급 및 보직 신고식에서 참석자들의 경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원인철 합동참모의장과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등 군 장성 진급 및 보직 신고식에서 군의 빠른 변화를 주문했다. 군 수뇌부 파격 인사의 초점이 군 조직 유연화에 있음을 설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원 합참의장과 남 육군총장, 이성용 공군총장, 김승겸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김정수 제2작전사령관, 안준석 지상작전사령관 등에게 보직신고를 받고 삼정검에 수치를 달아줬다.
문 대통령은 군이 전쟁을 억지하는 안전판 구실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의 시대는 일직선으로 곧장 나 있는 길이 아니다. 진전이 있다가 때로는 후퇴도 있고, 때로는 멈추기도 하고, 때로는 길이 막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라며 “이럴 때 국방력은 전쟁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소명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육군총장 등 군 수뇌부 파격 발탁의 배경을 군의 빠른 변화에 대한 기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한 국방력을 만들기 위한 정부 전략이 △신기술과 새 장비 도입을 통한 신개념 전쟁 대비 △한미 동맹 강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라고 꼽은 뒤 “이번 인사가 서욱 국방부 장관이나 원인철 합참의장을 비롯해 아주 파격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데, 이 세 가지 발전 전략에 부합해서 빠른 변화를 가장 빨리 이해하고 군에 적용해 군 조직을 더 유연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의 관점에서 인사를 했음을 유념해 달라. 기대에 맞게 잘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서 국방장관은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을 거치지 않고, 기수를 건너뛰어 현역 육군총장에서 장관으로 기용됐다. 원 합참의장은 공군 출신으로 육군이 독식하다시피 한 합참의장에 발탁됐고, 남 육군총장은 학군 출신으로 육군 창설 뒤 70여년 만에 비육사 출신 총장에 올랐다.
원 합참의장은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다는 뜻)’하면서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님의 의지와 정부 정책을 강력한 힘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남 육군총장은 “특전사에 첫 부임 받아 공수훈련 받을 때 첫 강하를 위해 비행기 문에 선 기분”이라며 “정말 어깨에 무거움을 가지고 섰다. 신명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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