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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우여곡절 끝에 결정된 DJ 6월 방북

등록 2006-04-24 20:32

2차 남북정상회담.북핵교착 타개에 역할 기대

제18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남북이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의 올 6월 방북에 합의함에 따라 DJ가 제2차 남북정상회담 성사와 북핵 6자회담 교착 타개에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6월 방북' 곡절 끝에 합의 = 김 전 대통령의 방북은 그가 지난해 2월21일 한 라디오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초청시 방북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 데 이어 6월17일 김 위원장이 정동영(鄭東泳) 당시 통일부 장관에게 "좋은 계절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초청하겠다"고 말하면서 공론화됐다.

그러나 DJ가 지난해 8~10월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 증세 등으로 2차례 입원하는 등 건강상태가 극도로 나빠져 방북에 변수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었다.

하지만 DJ는 올 1월1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대신해 자택을 찾은 이병완(李炳浣)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새해 인사를 받은 자리에서 "날씨가 좋아지면 평양을 가겠다"고 말해 방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정부는 올 1월 DJ의 방북구상을 북측에 전달하면서 `4월 중 철도를 이용해 방북하길 희망한다'고 전했고, DJ도 2월1일 세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4월 중.하순에 갔으면 좋겠다. 가장 원하는 것은 육로를 통한 방북"이라고 말해 구체적인 방북 시기와 방법까지 직접 거론했다.

그러나 올 2월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을 중심으로 DJ의 4월 방북을 `5.31 지방선거' 카드로 연결하면서 정치적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시기가 조정되는 진통을 겪었다.


결국 DJ는 2월19일 방북 시기를 6월로 미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정부 당국에 전달하면서 `6월 방북'이 추진됐다.

◇DJ, 김 위원장과 무엇을 이야기할까 = DJ의 방북은 남측 인사 중 그가 김정일 위원장과 가장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김위원장과 함께 6.15 공동선언을 일궈낸 DJ는 북에서 최고 수준의 예우를 받는인물인데다 현재 정치권에서 멀어져 있는 만큼 사심없이 김 위원장에게 의견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DJ가 김 위원장을 만나면 우선 6자회담에 복귀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은 작년 11월 이래 마카오의 중국계 은행 방코델타아시아(BDA)를 통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를 철회해야 회담에 복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최근 일본에서 열린 동북아협력대화(NEACD)에서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의 종용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핵 교착을 타개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핵문제가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바람에 6자 회담의 동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그런 만큼 그간 꿈적도 않던 북한이 노(老) 정객의 설득으로 생각을 바꾸겠느냐 하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지만 DJ의 방북선물로 6자회담 복귀에 대한 모종의 긍정적 사인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2월10일 북한의 핵무기보유 선언 이후 북핵 문제의 해결조짐이 보이지 않던 그해 6월17일 정동영 당시 통일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나 200만㎾ 대북 송전을 제안, 9.19 공동성명의 발판을 마련한 기억 또한 DJ의 방북에 막연하나마 기대를 갖게 한다.

김 위원장의 답방 또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윤곽도 DJ방북을 계기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DJ는 지난달 21일 영남대에서 행한 강연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아직 실행되지 않고 있다"며 "제가 방북하면 거기에 대한 설명도 있을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바 있다.

◇열차 방북 가능한가? = 또 하나의 관심은 DJ가 열차를 통해 평양에 갈 수 있느냐다.

자신과 김위원장의 작품인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에서 경의선 복원에 합의했고, 6.15 공동선언 이후 첫 성과물이 경의선 철도 연결이었다는 점을 감안한 듯 DJ는 철도로 방북하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해왔다.

DJ가 열차로 방북한다면 그 상징적 효과에 더해 본격적인 남북간 열차 운행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DJ가 기차로 방북하고, 그로 인해 철도 본격 운행 시점이 빨라진다면 인적 교류 뿐 아니라 남북 물류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개성공단 입주업체의 물류비용이 줄어들고 대북 지원물자도 철도로 쉽고 빠르게 수송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18차 장관급회담에서 양측은 열차 시험운행 및 철도.도로 개통문제를 5월 중 열리는 제1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에서 협의키로 함에 따라 6월 DJ방북에 맞춰 열차가 경의선을 달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역사 신축공사 상태로 보아 6월 방북시점까지 물리적인 운행에는 지장이 없어 보이는 만큼 정식 운행 전에 DJ방북만을 목적으로 열차를 임시 운행하는 방법도 있지만 적절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DJ의 열차방북 성사 여부는 내달 경협위의 협의결과와 방북에 대한 남북간 실무협의의 진전 상황을 지켜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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