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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F-15K 추락, 작년사고와 ‘닮은꼴’

등록 2006-06-11 14:49수정 2006-06-11 18:02

야간 해상비행·야간 투시경 착용
지난 7일 동해상에서 공중요격 훈련비행 중 추락한 F-15K는 지난해 서.남해상에서 발생한 추락사고와 여러 면에서 공통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7월13일에는 고난도 전술훈련을 하던 F-5F와 F-4E 전투기가 각각 서해와 남해상에 추락했었다.

이들 세 사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공통점은 모두 야간 훈련비행을 하다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추락한 F-15K는 7일 오후 7시45분께 다른 두 대의 F-15K와 함께 대구기지를 이륙해 포항 동북쪽 해상에서 공중요격훈련을 하다가 오후 8시20분께 해상으로 추락했다.

F-5F는 지난해 7월13일 오후 8시17분께 경기 수원의 제10전투비행단을 이륙, 전북 군산시 어청도 동쪽 해상에서 해군 함정과 야간 해상근접 지원임무를 수행하던 중 오후 8시48분께 추락했다.

또 F-4E는 같은 날 오후 8시9분께 충북 청주의 제17전투비행단을 이륙해 제주도 북제군 추자도 동북쪽 해상에서 동일한 임무를 수행하다가 오후 8시40분께 해상으로 떨어졌다.

임무 수행을 위해 기지를 이륙하고 바다로 추락한 시간이 대략 엇비슷하다.

세 사건이 일어났을 때의 기상상태도 매우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F-15K가 추락한 지난 7일 동해상의 사고 해역은 가시거리가 8km였고 하늘에는 약간의 구름이 끼어있었을 뿐 기상상황이 양호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사고가 발생한 날 남해상의 날씨도 좋았고 서해상에도 엷은 구름이 끼었으나 표적을 확인하는데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당시 공군은 설명했다.

특히 야간훈련이었던 관계로 조종사들이 야간 투시경(NVG)을 착용하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F-15K와 F-5F, F-4E 조종사들이 착용한 NVG는 칠흑같이 어두운 상황에서 물체를 식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비로, 야간 훈련에서는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지난해 공군은 F-5F, F-4E 사고가 조종사들의 '비행착각'(vertigo)으로 일어났다고 발표하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비행착각 방지 대책 및 NVG 훈련절차를 검토 보완해 앞으로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공군에서 전역한 예비역 조종사들이 F-15K 추락사고도 NVG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을 내놓고 있는 것도 이런 사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공군에서 전역했다는 한 예비역 장교는 공군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기상이 좋더라도 구름이 월광(달빛)을 가리면 야시장비(NVG)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면서 "아무리 성능 좋은 비행기를 모는 베테랑 조종사라 하더라도 야시장비에 제한을 주는 기상에서는 감각을 상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시장비를 착용하고 야간 해상비행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는 점은 우연의 일치로만 보기 어렵다"며 "야시장비는 많은 제약사항이 있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들은 F-15K 사고가 기체결함이 아니라면 NVG를 착용한 조종사들이 시야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하늘과 바다를 잠시 혼돈하는 비행착각에 빠졌고 뒤늦게 위기상황을 직감하고 전투기를 끝까지 지켜려다 탈출기회를 놓친 것 아니겠느냐는 조심스런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F-5F 사고 때도 조종사들은 비상탈출의 기회가 있었지만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기체를 살리려고 최후까지 노력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공통점들로 인해 야간비행이 화를 자초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공군 관계자는 "전쟁이 날씨를 봐가면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다양한 환경 속에서 훈련을 해야만 언제라도 출격해 응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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