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대변인 “금융제재가 결정적 장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6일 담화를 내어 “최근 미국은 금융제재 확대에 더욱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다”며 “제재 모자를 쓰고는 절대로 6자 회담에 나갈 수 없다는 원칙적 입장에는 추호의 변화도 없다”고 밝혔다.
관영 <중앙방송> 등이 보도한 담화를 보면 북한의 기존 태도를 집약한 것이어서 내용 자체는 새롭지 않다. 오히려 북한이 왜 지금 담화를 내놨는지를 살필 필요가 있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미국의 대북 압박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고, 한국·중국 등 관련국의 6자 회담 재개 노력도 다시 활발해지고 있는 시점에 북한이 자기 방식의 의제 설정을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우선 대화 의지를 강조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9·19) 6자 회담 공동성명에서 우리(북)는 핵계획 포기를, 미국은 평화공존을 공약했다”며 “이 합의가 이행되면 우리(북)가 얻을 것이 더 많으므로 6자 회담을 더 하고 싶다”고 밝혔다. “(북이) 더 얻을 게 많다”거나 “6자 회담을 더 하고 싶다”는 표현은 이례적이다.
그러면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회담에 나갈 수 없게 금융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이 결정적 장애”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협상자가 국회에서 금융제재가 ‘북조선의 핵포기를 위한 압력용’이라고 내놓고 말했다며, “금융제재 해제는 단순히 동결된 얼마간의 자금을 되찾는 실무적 문제가 아니라 6자 회담은 물론, 9·19 공동성명 이행과 직결된 정치적 문제로서 미국의 대조선 정책 변화를 가늠해볼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척도로 된다”고 주장했다. 6자 회담에 나가고 싶으니, 미국이 북한과 공존할 생각이 있다면 ‘제재를 풀어달라’는 얘기다. 이는 다른 6자 회담 참가국들의 노력을 촉구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를 끝맺으며 “필요한 모든 대응 조처를 다 강구해 나갈 것”이라는 경고도 빼먹지 않았다. 이는 지난 6월1일 외무성 담화의 “부득불 초강경 조처를 취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거나,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1695호 채택 직후인 7월16일 외무성 성명의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해 자위적 전쟁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표현에 비해 강하지 않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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